제23강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1)
마태복음 6:13

제127문 여섯째 간구는 무엇입니까?
답.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며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로 이러한 간구입니다.
“우리 자신만으로는 너무나 연약하여 우리는 한 순간도 스스로 설 수 없사오며,
우리의 불구대천의 원수인 마귀와 세상과 우리의 육신은 끊임없이 우리를 공격하나이다.
그러하므로 주의 성신의 힘으로 우리를 친히 붙드시고 강하게 하셔서,
우리가 이 영적 전쟁에서 패하여 거꾸러지지 않고, 마침내 완전한 승리를 얻을 때까지
우리의 원수에 대해 항상 굳세게 대항하게 하시옵소서”

      주기도의 마지막 여섯 번째 간구는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마 6:13)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과 나라와 뜻을 위하여 살 수 있으려면 날마다 일용할 양식과 날마다 죄 용서함이 필요합니다. 또한 날마다 사탄의 유혹과 공격으로 시험에 빠져드는 데서 구하여 주심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날마다 죄를 무서워하고 죄를 미워하면서 회개함으로 하나님의 용서를 경험하는 가운데 살아가지 않으면 사탄의 공격을 받아 시험에 들게 됩니다. 날마다 회개하고 날마다 죄사함을 받는 삶을 살지 않으면, 사탄은 우리를 유혹하여 그리스도로부터 멀어지게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떠나서는 생명의 길로 걸어갈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운데 죄를 무서워하고 싫어하고 어린 아이처럼 하나님을 신뢰해야만, 여섯째 간구를 아뢸 수 있게 됩니다.
      여섯째 간구를 통하여 우리는 시험의 위험과, 시험의 유익과, 시험에서의 승리에 대해서 배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시험”(temptation)이란 말은 무슨 뜻입니까?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라는 기도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시험”이란 말은 여러 가지 다른 것들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 다른 종류의 시험이 있습니다. 첫째는, 우리의 유익을 위한 시험이 있습니다. 불로 금을 연단시켜 모든 불순물을 제거하고 보다 더 귀한 순금을 만드는 것과 같은 시련 곧 연단을 위한 시험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시련하시고 유익을 위해 고난을 받게 하시는 것은 다 필요한 시험입니다. 이 시험은 우리를 순결하게 하기 위한 시련이요 연단시키는 것 곧 훈련인 것입니다.
      그러나 둘째로 시험이라는 말은 하나님의 계명을 어겨 범죄하도록 유혹하고 악으로 빠져들게 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로서의 시험은 마귀와 우리 자신의 죄악된 육신의 정욕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악에게 시험을 받지도 않으시고 아무도 악에 빠지도록 시험하지도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죄에 빠지도록 시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시험하실 때는 창세기 22장에서 아브라함을 시험하신 것처럼 악으로 유혹한 것이 아니고 선을 이루기 위한 것입니다. 야고보서 1장 2~3절의 시험은 믿음을 시련하여 인내를 이루기 위한 것입니다. 선 곧 구원의 유익을 위한 시련이요 고난입니다. 그러나 1장 13절의 시험은 악으로 이끄는 시험인데 하나님이 주시는 시험이 아닙니다. 마귀의 유혹과 자기 욕심에 끌린 미혹인 것입니다.
      때때로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유익한 시련 또는 시험이 우리의 어리석음 때문에 우리가 보기에는 해악을 끼치는 악한 시험으로 보이는 혼란스럽고 복잡한 시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의 믿음의 시련을 위하여 주신 어떤 것이, 우리의 죄로 말미암아 우리의 욕심을 채우려는 시험이 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주일에 나와서 일하면 승진도 되고 돈도 많이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에, 그것은 믿음을 시련하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 때에 믿음을 지켜 다른 것은 손해를 보더라도 주일을 성수하고 예배드리는 것을 택해서 나가면 믿음이 견고해지고 자랍니다. 그러나 주일에 일을 하면 아내가 밖에 나가서 일하지 않아도 되고 자녀들 학원비, 가족들 외식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하여 주일에 일하기로 하면 그것은 인간의 욕심 때문에 시험에 드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믿음을 사용하여 믿음이 시련 받고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우리의 잘못된 생각과 욕심 때문에 악으로 이끌려 빠져드는 시험이 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사탄은 언제나 시련들을 악한 시험들로 바꾸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시련들(trials)을 믿음을 연단하여 인내를 이루고 인내를 통하여 영적 성숙과 영적인 삶을 산출하는 기회로 사용해야 합니다. 사탄이 우리의 시련들을 부정적이고(불신앙적인) 악한 시험들(temptations)로 바꾸려하는 속임수에 걸려들지 않도록 우리는 영적으로 깨어있어야 합니다. 사탄은 시험하는 자이기 때문에, 그의 목표는 악으로 유혹하는 것입니다. 사탄은 독사와 같아서 우리의 불신앙적이며 인본적인 사고방식을 통해서 우리 영혼 속에 독을 집어넣기를 원합니다. 사탄이 어떻게 우리의 시조 아담과 하와에게 접근했는가에 대해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더러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창 3:1 하반절). 사탄은 하와에게 절반의 진리(half truth)에 근거한 질문을 하여 진리를 왜곡시켰고, 하와로 하여금 유혹을 받아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하였고, 마귀가 쳐놓은 그물에 걸려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생각으로 시험에 들게 되었고, 시험에 든 후에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는 행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탄은 하나님을 반역한 하나님의 원수이며 하나님의 백성의 원수입니다. 원수인 사탄은 연약하고 어리석은 우리 인간보다 강하고 간교합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이렇게 기도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마 6:13). 여기서 말하고 있는 “악”은 “악한 자”(the evil one)인 사탄과 사탄에게서 나오는 모든 악한 유혹들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기도해야 한다고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127문에서 가르쳐 줍니다. “우리 자신만으로는 너무나 연약하여 우리는 한 순간도 스스로 설 수 없사오며, 우리의 불구대천의 원수인 마귀와 세상과 우리의 육신은 끊임없이 우리를 공격하나이다. 그러하므로 주의 성신의 힘으로 우리를 친히 붙드시고 강하게 하셔서, 우리가 영적 전쟁에서 패하여 거꾸러지지 않고, 마침내 완전한 승리를 얻을 때까지 우리의 원수에 대해 항상 굳세게 대항하게 하시옵소서.”
      시험의 위험이 얼마나 큰 것인가 하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를 악에 빠지도록 하는 이 시험은 아주 강력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원수를 마귀와, 세상과, 우리의 육신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마귀를 먼저 말한 것은, 이 마귀는 악한 자(the evilone)로서 세상과 우리의 타락한 죄성(sin nature)을 선동하고 부추겨서 악으로 이끌리도록 쉬지 않고 유혹하기 때문입니다. “악에서 구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할 때에, 이 사탄의 간교한 유혹에서 건져내 달라고 간구하는 것입니다.
      마귀는 강력하고 대단한 원수입니다. 우리는 만왕의 왕 만주의 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군대에 속한 영적 군사들로서 원수 마귀와 싸워야만 합니다. 사탄과 세상과 우리 육신과의 전투를 계속해야 합니다. 사탄이 우리를 악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 고안해 내고 사용하는 시험의 도구들, 계획들과 고안물들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는 우리의 대적으로 더불어 항상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사탄은 시험하는 자입니다. 사탄은 우리를 멸망시키기 위한 온갖 종류의 계획들과 고안물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탄은 인간의 중심을 하나님이 보시고 아시는 것처럼 알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인간이 가진 감정이나 기질이나 약점을 압니다. 사탄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가진 이 기질과 감정과 약점을 부추겨서 악한 생각과 탐욕을 일으키고 악한 말과 행동을 하도록 유혹합니다. 사탄은 여러 면으로 우리를 공격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공격합니다. 어떤 때는 광명한 천사로 가장하여 유혹하고 어떤 때는 우는 사자처럼 우리를 삼키려고 위협합니다. 마귀의 유혹으로 우리가 범죄하면 그것을 내세워 “네가 참으로 하나님의 자녀이면 어찌 이런 죄악을 범할 수 있겠느냐”라고 하면서 낙심시켜서 삼키려고 합니다. 이럴 때에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죄를 자백하고 죄를 버리고 죄를 사함 받아 하나님과의 관계를 신속히 회복해야 합니다(다윗처럼).
      사탄은 세상과 함께 우리를 삼키려 합니다. 사탄은 우리가 세상과 친구가 되게 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세상은 사탄과 동맹관계에 있습니다. 사탄은 세상을 이용하여 우리를 유혹하여 멸망시키고 넘어지게 하고 삼키려 합니다. 사탄은 우리를 유혹하여 죄에 빠지게 하고서는, “너는 범죄하였으니 용서를 받을 수 없다”라고 말합니다. 사탄은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여 나타나서는 “너는 성경을 믿고 예수를 믿으니 되었다. 세상 재미도 누리면서 천국과 세상을 양손에 잡고 살아라”라고 유혹합니다. 믿기만 하면 되니까 네가 원하는 대로 세상과 벗이 되어 살아라고 유혹합니다. 마귀는 하나님도 섬기고 재물도 섬기라고 유혹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벗이 되고자 하는 자는 스스로 하나님과 원수 되게 하는 것입니다”(약 4:4).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 6:24 하반절)고 하셨습니다.
      마귀는 모든 타락한 천사들 곧 악한 영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사탄은 마귀들을 이끄는 괴수입니다. 마귀들의 수가 많고 사탄의 계략과 능력이 많고 크지만, 그들은 다 하나님의 허락과 통제 아래 있습니다. 그러나 사탄은 타락한 천사들이기 때문에 여전히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사탄이 비록 하나님의 통제 아래 있지만, 인간의 약한 면을 잘 알고 그 약점을 공략하여 시험에 들게 하는 일에 있어서 인간의 지능을 뛰어 넘습니다. 사탄의 공격과 유혹의 목표는 언제나 우리로 하여금 주 예수 그리스도와의 생명적이고 실제적이고 인격적이며 친밀한 연합과 교제 가운데 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탄은 우리가 형식적인 신앙 형태만 가지고, 믿는 자라는 이름만 가지고 있으면서 주 예수 그리스도와의 진정하고 친밀한 연합과 교제 없이 살아간다면 우리에 대해 상관하지 않습니다. 공격하고 유혹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와의 친밀한 교제 밖에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