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강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2)
로마서 8:32

제125문 넷째 간구는 무엇입니까?
답.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로 이러한 간구입니다.
“우리의 몸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내려 주시며,
그리하여 오직 주님이 모든 좋은 것의 근원임을 깨닫고 하시고,
주님의 복 주심이 없이는 우리의 염려나 노력, 심지어 주님의 선물조차도
우리에게 아무 유익이 되지 못함을 알게 하옵소서.
그러므로 우리로 하여금 어떤 피조물도 의지하지 않고
오직 주님만 신뢰하게 하옵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은 우리의 몸에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해주시기를 기뻐하시는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모든 좋은 것들의 원천이십니다. “각양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께로서 내려”(약 1:17)옵니다. 우리의 몸에 필요한 모든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혼에 필요한 모든 것의 공급자도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지금 소유하고 있는 것도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며, 앞으로 우리가 가지게 될 모든 것도 하나님의 공급으로만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것을 그분이 주셔야만 받아 가지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나의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다 하나님의 것이요 하나님께서 공급해주신 것입니다.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 하는 것은 이것을 인정하고 감사함으로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것이요 또한 하나님께서 공급하는 것이라면, 왜 우리는 그것들을 값을 내고 사야 합니까? 그것은 사람이 죄가 되지 않는 노력을 해서 얻게 된 것은 그 사람의 몫으로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속여서 취한 것이나, 불의하게 취득한 것이나, 정당한 노력 없이 가진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자기의 몫이 아닙니다. 정직하게 부지런히 노력해서 얻은 것은 정당한 소유로 인정하지만, 속이거나 일하지 않거나 도적질해서 취한 것은 정당한 소유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사취하거나 폭력으로 탈취하거나 법을 어기고 얻은 것을 자기 금고에 넣어두어도 하나님은 그 사람의 것으로 인정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필요한 것을 공급해주시기를 간구하라고 하신 것은 우리가 마땅히 일해야 할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죄가 되지 않는 일이면 열심히 일해야만 합니다. “오늘 우리에게 양식을 주옵소서”라는 기도는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일할 수 있게 하셔서 노력의 열매로 하나님이 주시는 것들을 감사함과 즐거움으로 누릴 수 있게 해주소서”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기도를 가르치실 때에, 정당한 노력의 열매로 하나님이 각 사람에게 주신 것은 그 사람의 소유임을 인정하신 것입니다. 정당한 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이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모든 것은 다 하나님 아버지가 주신 것이니 나도 좀 쓰자’ 하면서 돈도 내지 않고 남의 소유를 제 것처럼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 보시기에 도적질하는 죄가 됩니다. 죄가 되지 않는 일을 부지런히 해서 생계비를 벌고, 자기 몫으로 주어진 그 돈으로 자기와 자기 가족에게 필요한 것을 값을 내고 사서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일거리도, 일할 수 있는 지능도, 일한 후에 노력의 열매를 얻는 것도, 그 열매를 즐기면서 누릴 수 있는 것도 하나님의 공급으로만 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하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기도하고, 일의 열매를 감사하면서 바르게 쓰고 누릴 수 있기 위해 기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와 공급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신령한 것들만 우리에게 공급하지 않고 육신에 필요한 모든 것도 공급해 주십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서 하늘과 땅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을 얻으시고 다스리시며 그의 보혈로 구속하신 백성에게 필요한 것들을 공급해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도할 때에 ‘나의 일용할 양식’이라고 하지 않고 “우리의 일용할 양식”(our daily bread)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세상에서 하나님의 손으로부터 받아 누리는 모든 것은 그것이 신령한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간에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받아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에게 주시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된 자들만이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을 참으로 즐기며 누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이 그의 자녀인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 곧 하나님 아버지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주어진 선물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과 자녀인 우리는 나에게 있는 어떤 것들과, 집 안에 있는 모든 것들과, 우리에게 속한 모든 것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 아버지께서 주신 선물로 알고 그것들을 볼 때마다 사용할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소유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스도 밖에 있는 자들은 아무리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고, 아무리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음식을 먹고 마신다고 해도 진정한 만족이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감사도 없고 진정한 기쁨이나 소망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에게는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그 소유를 보면서 감사하게 되고, 그 모든 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쓰게 됩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하신 나에게 그리스도의 죽기까지 순종하심으로 얻으신 것을 주어 먹고 마시게 하심을 알고 밥 한 숟가락, 물 한 모금 받을 때마다 주님께 감사하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해야 합니다.
      물론 하나님의 일반 은혜(common grace)로 모든 사람에게 육신의 생존에 필요한 것들이 하나님의 섭리를 통하여 공급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되지 못한 상태에서는 자신의 소유에 대한 진정한 감사와 기쁨이 없고, 그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불신자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은혜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가 된 자들이 선물로 받아 그의 소유를 감사하면서 누리는 것처럼 불신자들은 그렇게 누릴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적 공급을 인정하지 않는 자는 비록 자기가 정당하게 얻은 자기의 소유라고 해도 그것을 복과 은혜로 누리지 못합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소유이며 하나님의 은혜로 주신 것임을 알고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그분을 의지하고 사는 자라야 자기의 가진 것으로 인해 진정으로 감사하고 기뻐하며 보람 있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택하심과 구속하심과 중생과 하나님의 자녀됨을 받은 자 곧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라야 자기의 모든 소유가(특별 은혜나 일반 은혜에 속한 모든 것)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복과 은혜와 선물임을 알고 만족하며 그것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데 잘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전에는 정직하고 근실하게 일한 대가로 얻은 소유라 할지라도 그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으로 즐거워하면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일에 쓸 수 없습니다. 불신자들이 자기의 소유를 인해 겉으로 보기에는 자랑하고 기뻐하며 선한 일에 쓰는 것처럼 보여도 그들이 즐거워하는 것은 성도들이 영적으로 즐거워하는 것과 비교가 될 수 없습니다. 중생된 그리스도인은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이 그리스도의 피로 사신 구원의 은혜로 말미암아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에서 흘러나온 것임을 알기 때문에, 자기의 가진 것이 어떠하든지 그것을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선물로 알고 감사하며 즐거워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일하고 받은 일당이나 월급이 적든 많든 그리스도의 보혈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오게 된 하나님의 은혜임을 알고 진정으로 감사하고 즐거워해야 합니다. 가게 문을 열고 십 원짜리 하나를 받아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된 나에게 주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공급하시는 은혜임을 알고 감사해야 합니다.
      불신자들은 자기나 다른 사람들이 가진 소유의 많고 적음을 순전히 인간이 가진 실력과 행위의 결과로만 봅니다. 그래서 누구는 이래서 잘 살고, 누구는 이래서 가난하다고 판단하고 사람들을 비교합니다. 그러나 거듭난 신자인 우리는 우리 각 사람이 가진 것들이 어떤 것이든, 그것이 많든 적든 그것은 우리에게 이 기도를 가르쳐주신 만왕의 왕이며 유일한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받게 된 하나님의 선물로 보고 즐거워하며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하나님의 선하고 기쁘신 뜻을 따라서 사용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는 불신자들과는 다른 소유관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숨을 쉴 때마다 마시는 공기, 햇빛, 마시는 물과 씻는 물, 먹는 밥, 반찬과 과일, 입는 옷, 사는 집, 그밖에 내가 날마다 사용하는 모든 것에 대해 비록 그것이 다른 사람이 가지고 누리는 것에 비하면 보잘 것이 없다고 해도 예수님께서 그의 보혈로 구속하신 나에게 그의 보혈 공로로 획득하신 것들을 선물로 주신 것임을 알고 진정으로 감사하면서 기쁘게 누리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도록 선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넷째 간구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양식을 주옵소서”라는 간구로 우리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우리의 몸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내려 주시며, 그리하여 오직 주님이 모든 좋은 것의 근원임을 깨닫게 하시고, 주님의 복 주심이 없이는 우리의 염려나 노력, 심지어 주님의 선물들조차도 우리에게 아무 유익이 되지 못함을 알게 하옵소서. 그러므로 우리로 하여금 어떤 피조물도 의지하지 않고 오직 주님만 신뢰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