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강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이다(2)
로마서 12:2

제124문 셋째 간구는 무엇입니까?
답.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로 이러한 간구입니다.
“우리와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뜻을 버리고,
유일하게 선하신 주님의 뜻에 불평 없이 순종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각 사람이 자신의 직분과 소명을
하늘의 천사들처럼 즐거이 그리고 충성스럽게 수행하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뜻은 우리에게 계시된 부분과 우리에게는 감추어진 부분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시된 뜻과 은밀한 뜻은 두 가지 뜻이 아니고 하나님에게는 하나로 결합되어 있는 하나의 뜻입니다. 칼빈은 이것을 태양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청명한 날 우리는 밝게 빛나는 해(태양)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태양의 전부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태양의 한 부분을 볼 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볼 수 있는 태양과 볼 수 없는 태양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 태양이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의 태양인데 우리가 볼 수 있는 부분과 볼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뜻은 하나인데 드러난 것과 감추인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택하셨는지, 또 어떤 사람들이 택함을 입고 어떤 사람들을 버려두셨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이것은 우리에게는 감추어진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죄인들이 복음을 듣고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을 얻기를 원하십니다. 이것은 계시된 하나님의 뜻입니다(요 3:16, 6:40 참조).
      우리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태양의 이면(backside)은 보지 못하여도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우리는 태양의 전면, 곧 보이는 면의 광채와 열과 에너지로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감추어진 뜻을 따라서 살도록 부름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계시된 뜻의 빛 가운데서 살고 계시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도록 부름을 받은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알 수 없는 것들을 붙들고 살도록 부름을 받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구원에 관련된 그의 계시하신 뜻으로 우리에게 오십니다. 그분의 말씀 안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에게 성경을 읽고 그 말씀을 공부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성경은 우리의 구주이신 그리스도에 관하여 증거하고 있습니다(요 5:39 참조). 하나님께서 성경에 순종하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의 방도들을 사용하며, 하나님을 찾으며 그를 구하고, 그분께 기도하고, 그분의 뜻을 찾아 순종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찾고 구하고 두드리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뜻은 언제나 선하고 거룩하고 의롭고 지혜로운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말씀으로 이것을 깨닫고 확신할 수 있게 해주십니다. 비록 우리가 하나님의 감추어진 은밀한 뜻은 알지 못해도, 우리는 하나님의 은밀 의지도 언제나 선하고 언제나 의로운 뜻임을 확신하고 신뢰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 자신의 뜻을 버리고, 유일하게 선하신 주님의 뜻에 불평 없이 순종하게 하옵소서”(제124문)라고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눅 22:42 참조).
      하나님은 나쁜 뜻과 좋은 뜻을 가진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은 하나인데 언제나 다 선하고 의로우며 거룩하고 공정합니다. 하나님은 변덕스러운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오늘 저주하였다가 내일 구원하고, 또 저주하고 다시 구원하는 그런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그분의 거룩한 속성에 맞지 않게(그의 본성의 거룩함을 거슬러) 행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주권적이고 자유로운 의지를 가진 분이요, 어떤 강요를 받지 않으시고, 그분의 완전한 속성들에 일치되게 행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오신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확언하십니다. “나의 마음은 긍휼을 기뻐하니 너는 나의 긍휼을 구하라. 만일 네가 회개하고 믿으면 나를 만나게 될 것이요 나의 모든 약속들이 너에게 그대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뜻은 유일하게 선한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이다”라고 기도할 때, 유일하게 선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수 있도록 은혜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주권적이고 선하신 뜻에 복종하며, 선하고 거룩하고 지혜로우신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와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뜻을 버리고, 유일하게 선하신 주님의 뜻에 불평 없이 순종하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사람의 뜻(의지)은 무엇입니까? 인간의 의지란 우리 안에 있는 선택하든지 거부하는 힘입니다. 인간은 의지(will)를 가진 피조물입니다. 어린이들도 의지를 가지고 그것을 행사합니다. 의지를 가진 것 그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은 동물과는 달리 의지를 가진 존재로 지음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모양과 형상을 닮은 인간으로 창조되었습니다. 아담 안에서 우리는 자유 의지를 가진 인간이었습니다. 선과 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자유 의지를 주신 것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유로운 의지의 선택으로 하나님을 섬기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아담이 타락한 이후로는 우리의 의지는 부패해졌습니다. 우리의 의지는 하나님의 의지를 거스르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의지만을 좋아하고 원하던 무죄한 상태에서 타락한 상태로 옮겨갔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거듭나지 않는 한 본성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 밖에는 다른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의지는 선한 것이 아니고 악한 의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의지는 버려야만 하고 정복되어야만 합니다. 우리의 의지는 새롭게 되어져야만 합니다. 타락한 인간의 의지는 범죄 전 인간의 의지와는 다른 것이 되었습니다. 타락하고 부패한 인간의 의지는 하나님과 그분의 선한 의지를 추구하지 않고 선택하지 않습니다. “다 치우쳤으며 함께 더러운 자가 되고 선을 행하는 자가 없으니 하나도 없도다”(시 14:3).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의지는 여전히 의지입니다.
      어떤 이들은 “우리는 심히 부패하여 악만 행할 뿐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어떤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의지가 없으니 우리에게 의지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뜻하신 대로 그분이 모든 것을 통제하시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책임이 없으며, 인간은 부패한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의 의지는 언제나 가장 나쁜 것에게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라고 하는 것은 비성경적인 운명론(fatalism, 숙명론)입니다. 사람은 전적으로 부패하였지만, 언제나 전적으로 부패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악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고, 죄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매일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행할 것인지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교회에 갈 것인가 가지 말 것인가를 우리는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주일에 예배하기 위하여 교회에 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렇게 하기 위하여 우리가 그것을 선택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의지로 그렇게 하는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나 인간이 가진 문제는 우리에게 선과 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의지의 자유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본성적으로 순전한 선을 선택하고 그것을 행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선(善, good)입니까? “선한 일”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행하는 어떤 일인데, 하나님의 율법의 요구에 일치하고, 참된 믿음으로 행한 것입니다. 우리는 본성적으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고, 하나님의 율법에 일치하며, 참된 믿음으로 행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우리의 동기와 목적이 되고, 참된 믿음으로 행하며, 우리의 모든 것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같이 사랑하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율법의 요구에 일치된 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타락한 인간은 본성적으로 행하는 모든 것이 다 죄악된 것입니다. 죄악된 의지로 결정한 모든 것도 여전히 의지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타락한 인간은 악한 것만 선택한다는 데 있습니다. 사람은 거듭나지 않는 한, 선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의지가 항상 악하기 때문입니다. 중생하지 못한 인간의 의지는 노예 상태에 있습니다. 노예된 의지이기 때문에 자유롭지 못합니다. 선을 선택하고 행함에 있어서는 자유할 수 없지만, 악을 선택하고 행함에 있어서는 선택의 자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유하는 의지이지만 속박된 의지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악을 선택하고 악을 행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의지는 악으로 기울어지고 악에게 묶여있기 때문에, 선을 선택하고 행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유 의지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이 의지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 의지가 악으로 기울어지는 악한 것이기 때문에, 변화를 받아야 하고 악한 의지를 버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의지는 전적으로 부패하였기 때문에 새롭게 되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자연적 의지는 조금도 선하지 않기 때문에 선과 악을 선택할 때 선을 선택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우리가 타고난 본성으로 행하는 모든 일이 일반 은총으로 죄를 억제하는 경우에도 여전히 죄로 혼합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본성적으로는 악을 선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의지의 힘으로 하나님을 선택할 수 없고, 구원을 얻기 위하여 그리스도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의  주권적이고 전적인 은혜로 거듭나게 하여 의지를 새롭게 해주셔야만,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게 되고 살아계신 하나님께로 돌아설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개혁 신앙과 알미니안주의와의 사이를 구분하는 다른 관점입니다. 알미니안주의는 아담 안에서 인간의 의지는 타락으로 말미암아 영향을 받기는 하였어도 여전히 선과 악을 선택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의 자연적 의지가 완전하지 못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필요로 하지만, 하나님의 형상이 여전히 인간 안에 남아 있기 때문에, 인간은 자기 의지의 힘으로 하나님을 선택할 수 있으며,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구원을 얻기 위해 그리스도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인간 자신 안에 있기 때문에, 자기 의지의 힘으로 그리스도를 선택하게 되면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도와주시며, 구원하신다고 주장합니다. 개혁신앙은 우리의 구원은 하나님의 주권적이며 전적인 은혜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믿게 되고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는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알미니안주의는 하나님의 도와주시는 은혜가 필요하지만, 인간은 자기 의지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성경과 우리의 경험은 알미니안주의의 주장이 틀렸다고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과 같이 믿지 않고 개혁신앙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영생을 얻기 위하여 내게 오기를 원하지 아니하는도다”(요 5:40)라고 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9장 16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즉 원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달음질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음이니라.”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구원을 얻은 것은 우리의 자유 의지로 하나님을 선택하였기 때문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그의 자유 의지로 우리를 구원하사 기꺼이 우리 자신의 의지를 버리고 하나님의 의지에 굴복할 수 있게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의지는 근본적으로 새롭게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의지는 단순히 하나님의 도우시는 은혜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천주교에서는 그렇게 가르칩니다). 우리의 의지는 성령의 거듭나게 하시는 능력으로 새롭게 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심령의 완전한 갱신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죄와 허물로 죽었기 때문에, 우리를 다시 살려주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너희의 허물과 죄로 죽었던 너희를 살리셨도다”(엡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