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강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2)
이사야 6:1-3

제122문 첫째 간구는 무엇입니까?
답.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로 이러한 간구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로 하여금 주님을 바르게 알게 하여 주옵시며,
주께서 행하시는 모든 일에서 주님을 거룩히 여기고 경배하고 찬송하게 하옵소서.
주께서 행하시는 일에는 주님의 전능과 지혜와 선하심과 의와 자비와 진리가 환히 빛나옵나이다.
또한 우리의 모든 삶을 지도하시고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주장하셔서,
주님의 이름이 우리 때문에 더럽혀지지 않고 오히려 영예롭게 되고 찬양을 받게 하소서”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라는 첫 번째 간구는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바르게 알게 하여 주옵소서” 하는 것입니다. 비록 죄인인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으며, 비록 작은 것이라도 가지고 나아오라는 초청을 받았을지라도, 하나님은 거룩하시고 조금도 부족함이 없으신 영광의 하나님이심을 알고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히 여겨야만 합니다.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알아서 그분을 우러러 보고 공경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알고 공경하는 것은 하나님의 완전하고 영광스러운 거룩하심을 아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하늘들의 하늘과 이 땅 위에까지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 죄인들은 눈이 어두워서 이 영광을 보지 못할 뿐입니다. 선지자 이사야는 이 영광을 잠깐 동안 볼 수 있었습니다(사 6:1-3). 하나님의 거룩하심은 무한합니다. 하나님은 그분의 무한히 완전한 속성들 안에 계십니다. 이 속성들은 하나님 안에서 서로 모순이나 충돌이 없이 완전히 조화된 하나로서 하나님의 인격과 분리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이 영광스러운 거룩함이 하늘과 땅에 충만합니다.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이 무한한 영광을 가지신 하나님을 모실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히 여기는 것은 삼위일체 하나님과 그분의 속성들과 영광 앞에 엎드려 경배하면서 그분은 하늘과 땅의 완전하신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기도는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완전하신 영광을 깊이 인식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함을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십니다. 우리의 모든 기도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알고 말함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도의 초두에서 창조주, 공급자, 그리고 구속자이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하나님의 속성들을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치심과 잘 조화가 되는 것입니다. 다윗의 찬송시인 시편 145편을 보면 하나님을 높이고 그의 이름과 속성들과 베푸신 은혜를 찬송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끝맺고 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을 기도로 접근할 때뿐만 아니라,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서 하나님의 영광과 명예를 항상 먼저 생각하면서 모든 일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분 자신을 우리에게 나타내 보이신 그대로의 하나님이심을 알고 그분께 기도하기를 바라십니다. “여호와께서 구름 가운데 강림하사 그와 함께 거기 서서 여호와의 이름을 반포하실쌔 여호와께서 그의 앞으로 지나시며 반포하시되 여호와로라 여호와로라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로다. 인자를 천대까지 베풀며 악과 과실과 죄를 용서하나 형벌받을 자는 결단코 면죄하지 않고 아비의 악을 자여손 삼사 대까지 보응하리라”(출 34:5-7).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 나아갈 때, 그분의 거룩한 이름들과, 그분의 속성들과, 그분의 위엄과 영광을 알고 고백하고 찬양함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가장 거룩히 여김을 받으셨으며, 하나님의 속성들이 가장 아름답고 조화롭게 드러나게 된 것은 갈보리 십자가 위에서 그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 그의 몸을 속죄와 화목의 제물로 드리신 그리스도의 대속을 위한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통해서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하나님을 바르게 알게 되었으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가장 밝히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진리가 그의 자비와 긍휼과 함께 만나고, 그분의 무한히 의로우심과 그의 무한히 선하심이 함께 드러났습니다. 십자가에서 의와 심판과 화평이 서로 입 맞추게 되었습니다. 갈보리 십자가 아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하게 되고, 겸손히 경배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히 여기게 됩니다.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그분을 모실 수 없는 하나님께서 인성을 입으시고 십자가에서 우리를 구원하려고 지옥의 고통을 친히 받으셨습니다. 이것을 알고 믿는 자는 경외와 겸손으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라고 말하면서 티끌 가운데 엎드리듯이 자신을 하나님의 면전에서 낮추게 될 것입니다.
      첫 번째 간구는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기도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르도록 우리를 이끌어줍니다. 하나님의 뜻은 완전한 속성들을 가지신 하나님 자신이 경배와 찬양을 받으시며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의 완전하심과 위엄 앞에 엎드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땅 위에서도 죄인들이 하나님의 완전하심을 알고 그분을 공경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도할 때, 진정으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 하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이 바라시는 대로 우리 자신을 그분의 이름과 영광과 완전하심에 복종시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라고 기도할 때, 그것은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어떠한 일들이 내게 임하고, 내가 어떻게 되든지, 나의 미래가 어떠하든지, 어떠한 슬픔과 고난을 만나든지, 심지어 내가 죽게 된다고 해도 내 안에서 그리고 나를 통하여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게 되기를 원하옵나이다.”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나 자신의 인간적인 뜻이나 성공이나 기쁨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입니다. 
      기도를 시작하면서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라고 간구할 수 있는 것은 자연인의 성정(性情, 사람의 타고난 본성)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람은 타고난 성질과 심정으로는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을 먼저 위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중생된 하나님의 자녀된 자라야 하나님의 기쁘신 뜻과 하나님의 영예를 먼저 구할 수 있습니다. 첫 단추를 바로 채워야 하듯이 첫 번째 간구가 바로 되어야 모든 기도가 바른 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간구가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게 되기를 원하는 것이라면, 진흙과 같은 저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이 돌아가게 하옵소서 라고 기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주님이 기도하신 것을 본받아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라고 기도할 것입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나에게 대해서 어떻게 하시든지, 내가 어떤 일들을 만나고 어떤 형편에 처하든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기도는 나 자신의 의지적 결단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내 안에서 역사하신 결과입니다. 내 명예가 어떻게 되든지, 내 몸이 어떻게 되든지, 내 소유가 어떻게 되든지, 살든지 죽든지 저를 통하여 이루시고자 하시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고, 그 결과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 하고 기도하는 것이야말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좇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라는 간구는 첫 번째 기도인 동시에 우리의 기도가 근거해야 할 바로 그 기초요 토대입니다. 이 기초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그 위에 세워지는 모든 기도는 다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수 없는 헛된 기도가 됩니다. 
      이 첫 번째 간구는 참으로 필요하고 깊이가 있는 기도일 뿐만 아니라, 간구의 범위가 넓은 것입니다. 이 기도는 하나님의 모든 사역들을 포괄하기 때문에 넓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첫째 간구는 하나님을 바르게 알며,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일에서 밝히 드러난 하나님의 전능과 지혜와 선하심과 의와 자비와 진리를 알고 하나님을 거룩히 여기고 경배하고 찬송하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또한 우리의 모든 삶을 지도하시고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주장하셔서, 하나님의 이름이 우리 때문에 더럽혀지지 않고 오히려 영예롭게 되고 찬양을 받게 하옵소서”(제122문)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갈 때, 그분은 위대한 창조자이심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자존자이신 하나님께서 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위대하시고 전능하신 창조주이심을 알고 그 앞에 엎드려 경배하고 찬양해야 합니다. 다윗은 살아계신 하나님께 나아갈 때, 하나님을 위대하신 창조주로 기억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하신 일들을 찬송하였습니다(시 145편, 19편 참조). 우리가 부르는 찬송가 중에도 창조와 섭리를 찬양하고 있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하나를 예로 들면, “저 높고 푸른 하늘과”(찬송가 75장)라는 찬송이 있습니다.

      저 높고 푸른 하늘과 
      수없이 빛난 별들을 지으신 
      이는 창조주 그 솜씨 
      크고 크셔라 
      날마다 뜨는 저 태양 
      하나님 크신 권능을 
      만백성 모두 보라고 
      만방에 두루 비치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라고 기도할 때, 우리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행하시는 일들을 알고 그분께 경배하며 찬양과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