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강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3)
야고보서 1:17

제125문 넷째 간구는 무엇입니까?
답.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로 이러한 간구입니다.
“우리의 몸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내려 주시며,
그리하여 오직 주님이 모든 좋은 것의 근원임을 깨닫고 하시고,
주님의 복 주심이 없이는 우리의 염려나 노력, 심지어 주님의 선물조차도
우리에게 아무 유익이 되지 못함을 알게 하옵소서.
그러므로 우리로 하여금 어떤 피조물도 의지하지 않고
오직 주님만 신뢰하게 하옵소서”

      네 번째 간구(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125문의 답이 가르치는 내용을 잘 배워야 합니다. 거기서 세 가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첫째, “오직 하나님이 모든 좋은 것의 근원임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겸손입니다. 우리의 몸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내려 주시는 분은 모든 좋은 것들의 유일한 근원이신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는 것이 겸손입니다. 비록 내가 열심히 일해서 많은 것을 성취하여 사람들의 인정과 칭찬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내가 한 일과 이룬 것조차도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모든 선한 노력은 “모든 것의 유일한 원천”이신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와 비교할 때에 아무 것도 아닌 것입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받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내가 일할 수 있는 마음과, 부지런히 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신 건강과 모든 힘과 기회와, 참고 견디면서 일할 수 있게 한 끈기는 다 하나님의 주신 것입니다. 내 안에는 이런 일을 할 만한 자원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할 수 있도록 해주지 않는다면, 나는 눈 한 번 깜박일 수 없고,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으며, 선한 생각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생각하고 우리는 겸손해야 합니다. 우리가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라고 기도할 때마다 모든 좋은 것들이 흘러나오는 원천이 하나님이심을 인정해야 합니다. “각양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께로서 내려오나니 그는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시니라”(약 1:17).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도 다윗처럼 “주 여호와여 나는 누구오며 내 집은 무엇이관대 나로 이에 이르게 하셨나이까”(삼하 7:18)라고 생각하며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집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보면서 하나하나가 사람이든 물건이든 그것이 다 모든 좋은 것들의 유일한 원천이신 하나님께서 주신 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선하시고 나는 악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나에게 있는 좋은 것들은 다 하나님의 선하시고 자비하심의 선물입니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고, 모든 좋은 것들의 근원이신 하나님만 인정하고 그분께 감사로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은혜가 중단되면, 나는 내 힘으로 눈 한 번 깜박일 수 없고,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으며,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고, 선한 생각을 한 번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자신의 힘으로 공급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필요한 것이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은혜에 달려있음을 알고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라고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알 때에 겸손할 수 있습니다. 숨을 쉴 때 들이키는 공기와, 우리가 마시는 물 한 모금도 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내려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임을 알고 감사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시지 않으면 홍포 입은 부자처럼 물 한 모금도 마실 수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빵 한 조각, 밥 한 숟가락, 물 한 잔을 대할 때마다 이것은 모든 좋은 것들의 원천이신 하나님이 내려주신 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쌀 한 톨, 물 한 방울도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전적 하나님만 의지해야 합니다. 이것을 깨닫고 확신해야만 하나님의 자녀와 백성으로서 겸손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둘째, 우리는 모든 좋은 것들의 근원이신 하나님의 복 주심을 경험해야 합니다. 우리의 몸에 필요한 모든 좋은 것의 근원이신 하나님의 복 주심이 없이는 우리의 노력이나 하나님의 은혜로 주신 것들조차도 우리에게 아무 유익이 되지 못합니다. 상에 밥을 갖다 놓을 수는 있지만, 인간이 하나님의 복을 가져올 수는 없습니다. 빵은 우리 손에 있을 수 있지만 복 주심은 하나님의 손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라고 기도할 때에, 우리는 빵만을 위해서 기도하지 않고 그 빵을 먹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복이 임하기를 간구합니다. 우리가 빵을 손에 들고 있다고 해도 식욕이 없고 그것을 소화시킬 수도 없다면 그 빵은 우리의 생존에 무익한 것이 됩니다. 식욕이 전혀 없거나, 위나 장에 문제가 있어서 음식물을 소화시키지 못할 수 있습니다. 식욕과 소화력을 주신 하나님께 진정으로 감사드린 경험이 있습니까? 우리가 먹는 음식이 소화되어 우리 몸의 힘이 되게 해주시는 하나님의 복 주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날마다 우리에게 먹고 마실 것을 주시고 그것이 소화되어 우리의 체력이 유지되게 해주시는 복과 은혜를 잊어버리고 그것을 당연시하기 쉽습니다. 상에 차려진 음식도 하나님의 선물이요, 그것을 먹고 소화를 시켜 살과 피와 힘이 되게 하시는 것이 다 하나님이 내려주시는 복이요 은혜입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옵니다. 하나님의 자녀된 자만 이것을 깊이 깨닫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노력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모든 것에는 하나님의 복 주심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복 주심이 없이는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모세가 기도한 것처럼 하나님의 자녀된 사람은 이런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주께서 친히 가지 아니하시려거든 우리를 이곳에서 올려 보내지 마옵소서”(출 33:15). 불신자는 이런 기도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거듭난 신자는 이런 기도를 하게 됩니다. “주님 제가 무엇을 생각하고 말하고 행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미래가 어떠하든지 하나님의 복 주심이 없이는 제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복 주실 수 없는 생각이나 말이나 행동을 한다든지 길을 간다면, 그런 사언행(思言行)을 끊어버리고 나의 길을 돌이켜서 하나님이 함께 하시며 복 주실 수 있는 길을 걸어가게 해주옵소서.”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는 모든 것 안에서 예수님을 보고 만족하며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복과 은혜를 주지 않으신다면, 우리에게 있는 하나님의 모든 좋은 선물들도 우리에게 유익이 되지 못합니다.
      셋째, 모든 좋은 것의 근원이시요 우리에게 복 주시는 하나님을 신뢰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모든 좋은 것의 근원이십니다. 하나님의 복 주심이 없이는 우리의 모든 염려나 노력이나, 심지어 하나님의 선물들조차도 우리에게 아무 유익이 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피조물도 의지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 신뢰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고백이 되고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고 그의 은혜로 사는 신자는 필요한 모든 것을 받아먹고 마시며, 입고, 주신 집에 거주하면서 이 모든 것이 받아 누릴 자격이 없는 나에게 은혜로 주신 “일용할 양식”임을 알고 감사해야 합니다. 매일 식욕과, 먹고 마시고 입을 것과, 살 집과, 소화력과 힘을 주시고, 일거리를 주어 일하게 하심을 날마다 감사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안식일인 주일에는 내가 받아서 살아갈 수 있는 말씀과 영적인 힘을 주시기를 바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나로 하여금 생존할 수 있게 하시는 “일용할 양식”입니다. 나에게 가족과 친구와 한 몸의 지체들인 교인들을 주셔서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해주심을 감사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받아 누릴 자격이 없는 죄인인 나에게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날마다 필요한 것들을 은혜로 공급해 주시는 하나님만 의지해야 합니다. 모든 좋은 것들의 원천이신 자비하신 하나님께서 그분의 선물들을 받을 자격이 없는 나 같은 죄인에게 그리스도 때문에 이 모든 것을 후히 주셔서 누리게 하시는 것이니 다른 어떤 것도 의지해서는 안 되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라고 기도할 때에, 우리는 이것을 알고 감사와 신뢰의 고백을 담아 간구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 영혼의 태도가 될 때에, 하나님의 복이 우리에게 오게 됩니다. 우리가 겸손하게 되어야 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복과 은혜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임을 알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만이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라는 기도를 진정으로 드릴 수 있습니다. 많은 소유를 가지고 오늘 무엇을 먹을까 염려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라는 간구의 넓고도 깊은 의미를 깨달아 기도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입술로는 이 기도를 하겠지만 속마음으로 깊이 인식하고 하나님을 전적 의지하는 태도로 이 간구를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가졌느냐 하는 소유의 문제가 아니고 하나님을 바로 알고 의지하는 영혼의 자세 곧 영적인 문제인 것입니다. 이 기도를 진정으로 드리는 일은 먹고 마실 것을 위해 육체적인 노동을 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입니다. 나 자신이나 어떤 피조물도 의지하지 않고, 먼저 그리고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은 먹고 마실 것을 위해 어떤 노동을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영적인 일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앞세우고 자신을 의지하고 자기 만족에 빠져 살기 쉽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낮추지 않고, 자기 힘으로 자신의 생계를 충분히 꾸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날마다 일하러 가서 월급을 받아 나와 나의 가족의 먹고 마실 것을 충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돈만 있다면 시장에 가서 필요한 것을 사다가 식탁에 올려놓고 먹고 소화시키고 또 나가서 일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라는 기도를 진정한 의미로 바르게 드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임을 알지 못하는 자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없이는 아무 것도 아니며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아는 겸손한 자, 하나님만을 전적 의지하는 자가 되어야만 이 기도를 진정으로 드릴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날마다의 삶에서 필요한 것들이 많은데, 나 자신이나 다른 피조물이 능히 공급할 수 없고 오직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음을 믿고 겸손히 하나님을 의지하는 가운데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라고 간구해야 합니다. 
      우리는 연약하고 상하기 쉬운 자들입니다. 우리는 병들기 쉽습니다. 우리는 낙원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죄로 인해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가 임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날마다 회개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가운데서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따라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연약함과 질병과 실패와 상처와 여러 면의 빈곤을 주심은 우리로 하여금 빈손 들고 모든 좋은 것의 근원이신 하나님 아버지께 나아와 의지하게 하려 하심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라고 간구하는 것은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소망 없어 보여도 하나님 한 분으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이면 어떤 곤고한 가운데서도 하나님 아버지를 바라보고 의지해야 합니다. 선지자 하박국처럼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록 무화가 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합 3:16). 우리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지 않으신 것들만 생각하면서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도리어 “하나님 아버지 나 같은 죄인에게 어찌 이 많은 것들을 주셨나이까”라고 해야 합니다. 하나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는 나에게 베풀어주신 많고 크고 영원한 복과 은혜들을 인해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복된 것은 아닙니다. 의인의 적은 소유는 기드온의 300명 군대처럼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에서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능히 이룰 수 있습니다. 많든 적든 하나님의 복과 은혜로 주어진 것임을 알고 예수님 때문에 나에게 주신 것이니까 주님과 복음을 위해 잘 보관도 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 안에 있음을 알고 하나님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모든 것이 예수님 때문에 하나님 아버지께서 베풀어주신 복임을 알고 진정으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라고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