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강
중 생 (1)
요한복음 3:1-8

제53문 성령에 관하여 당신은 무엇을 믿습니까?
     답 첫째, 성령은 성부와 성자와 함께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이십니다.
        둘째, 그분은 또한 나에게도 주어져서 나로 하여금 참된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그의 모든 은덕에 참여하게 하며 나를 위로하고 영원히 나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는 성령의 인격과 사역에 관한 교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성령의 인격과 사역을 깊이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성령님은 어떤 분이시며, 그의 인격적 품성은 신자의 경험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가에 대해서 고찰해 보았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성령의 구원 사역에 관한 교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성령께서 그분의 구속 적용 사역을 통해서 죄인을 어떻게 그리스도와 연합시켜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모든 혜택에 참여시키시는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성령의 구원 사역 가운데 먼저 중생(regeneration, 거듭남, 새로운 탄생) 교리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중생에 관한 교리는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중생 교리를 고찰한 다음에 다른 중요한 교리들인 회개, 믿음, 그리스도와의 연합, 칭의, 입양, 성화, 견인(성도의 인내)에 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중생은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특별히 중생의 성질(nature)과 중생의 필요성(necessity), 그리고 중생의 원천(source)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져야 합니다. 중생은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의 구원 사역에 있어서 기본적인 축복입니다. 성령께서 죄인의 삶 속에서 그분의 구원 사역을 시작하실 때, 죄인을 거듭나게 하십니다. 죄인을 중생시킴으로 구원 사역을 시작하십니다. 중생은 모든 사람의 경험 가운데서 가장 근본적 변화의 시작입니다. 요한복음 3장에서 우리는 중생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을 읽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니고데모에게 중생은 다시 태어나는 것인데, 성령으로 영적인 생명을 다시 얻어서 새로운 영적 탄생을 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중생은 하나님께로부터 영적으로 다시 살리움을 받아 새 피조물이 되는 것입니다. 중생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인간이 죄로 말미암아 상실하였던 영적 생명을 다시 얻어서 영적 생명으로 다시 살리움을 받고, 영적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중생이라고 합니다. 중생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영적 생명, 새 생명, 영원한 생명을 얻어서 다시 영적으로 태어나는 중생은 참으로 크고 놀라운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입니다.
      중생에서 온갖 종류의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됩니다. 중생되면 중생 전에 사랑했던 죄를 미워하게 되고, 중생 전에 미워하고 싫어했던 하나님과 하나님의 것들을 사랑하게 됩니다. 중생되면 진리와 경건을 좋아하게 됩니다. 세상과 세상에 있는 것들을 제일 가치 있게 여겨 추구하였던 삶이 변하게 됩니다. 그런 것들은 나의 삶의 중심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중생하게 되면,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고, 죄를 미워하게 되며, 하나님을 더 알아가기를 원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인해 감사하고 즐거워하면서 하나님과 교제하기를 원하게 됩니다. 할 수 있다면 죄에서 멀리 떠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내가 거듭날 때에, 성령의 기적적인 사역으로 내 안에 새 생명과, 새 본성과, 새로운 소원과, 새로운 삶의 목표를 심어주십니다. 중생 전에는 하나님을 등지고 살았으나, 중생된 후에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살게 되는 것입니다. 내 얼굴을 하나님께로 향하게 되었고, 하나님과 관계를 갖게 되었으며, 하나님의 영광과, 속성들과, 사역들과, 그의 위엄을 알아가는 입장에 서게 되었습니다. 중생된 후에, 나는 나 자신과 나의 죄 많음을 알게 되었고, 살아계신 하나님에게 와서 그분 앞에 엎드리게 되었습니다. 의로우신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의 의(義)가 전혀 없음을 인정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대속 공로만을 힘입기를 원하는 자리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중생의 결과로 발생하게 될 때에, 처음에는 자신에게 일어난 것들을 잘 이해할 수 없습니다. 경건에 관련된 것이나 신령한 것에 관련된 것에 대해, 그리고 하나님과 자신의 영혼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던 자였는데, 이제 이런 것들에 대한 관심과 흥미와 소원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생겨난 것은 그 사람이 중생되었기 때문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성령으로 거듭났기 때문입니다.
      중생이란 무엇입니까? 중생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중생이란 일반적인 어떤 변화를 가리키는 말들과는 다른 것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 사회의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거듭나야 한다.”라고 말할 때에 거듭남이란 성경에서 말하는 “중생”(거듭남)과는 그 본질이 다른 것입니다. 중생은 인간의 소원이나 의지적 결단이나 노력에 의한 단순한 변화가 아닙니다. 중생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발생된 근본적 변화입니다. 그렇다면 중생이란 무엇이며 그 본질은 무엇입니까?
      첫째로, 중생은 여러 가지 종교적 경험과 구별되는 순간적이고 근본적인 변화입니다. 성경 말씀과 은혜의 교리를 어느 정도 믿는다고 해도 아직 중생되지 않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니고데모는 성경을 알고 믿고 상당히 보수적 종교인이었지만, 중생되지 않은 사람으로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바울도 사울로 있었을 때에 바리새인 중에 바리새인이었지만 중생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영적 생명 곧 하나님의 생명이 그의 안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예수님을 만나고 성령께서 그에게 임하시고 그를 거듭나게 하실 때에 그에게 영적 생명을 주셨습니다.
중생에서 성령님이 죄인 안에 오셔서 그 안에 계십니다. 중생에서 하나님의 생명이 죄인 안에 심어지게 됩니다. 옛 청교도가 쓴 책들 가운데 헨리 스쿠걸(Henny Scougal)이 쓴 ?인간의 영혼 안에 있는 하나님의 생명?(The Life of God in the Soul of Man)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조지 휫필드는 이 책을 통하여 그의 개인적인 영적 삶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요한복음 3장에서 니고데모에게 “네가 거듭나야만 한다.”라고 말씀하셨을 때에 그것은 하나님의 생명이 사람의 영혼 속으로 들어와서 심겨져야 할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니고데모는 종교적 생활, 종교적 실천, 종교적 경험과, 온갖 종교적 행사에 참여하였지만, 그는 여전히 중생되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거듭나야만 했습니다.
      두 번째로, 중생은 일반적인 의미의 개혁과는 다른 것임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니고데모가 밤에 예수님을 찾아온 것을 보면, 그에게 분명히 그의 사상이나 삶에 어떤 변화 혹은 개혁을 원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날도 자신의 삶의 목적과 사고 양식과 삶의 방식이 변화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 가운데는 보다 보람 있는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삶의 공허를 느끼고 어떤 영구한 가치를 진지하고 간절하게 찾는 이들이 있습니다.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아서 어떤 종교를 가지기도 합니다. 교회에 나와서 예배와 다른 모임에 참석해 보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생은 사람이 자기 생활을 개선하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중생은 인간의 노력에 의한 삶의 변화나 개선이나 개혁이 아닙니다. 중생은 인간이 원하고 노력해서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도, 목사도, 어떤 그리스도인도 다른 사람의 중생을 이룰 수 없습니다. 중생은 성령의 기적적이고 주권적인 사역입니다. 중생은 전적으로 하나님이 이루어 주시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자연적 출생에서 자기가 스스로 한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자기의 영적 출생에 있어서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네가 거듭나야 하겠다.”라고 말씀하실 때 수동태를 사용하셔서 “네가 다시 태어나져야 하겠다(You must be born again).”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거듭남(중생)은 단순한 변화가 아닌 그리스도 안에서 새 피조물이 되는 것입니다. 영적인 죽음에서 영적인 생명으로 다시 살리움을 받는 것입니다. 영적인 생명을 받아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새 피조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중생입니다.
       셋째, 중생은 종교적 가르침이나 종교 교육과도 다른 것입니다(요 3장 참조). 니고데모가 밤에 예수님을 찾아 왔을 때에, 그가 원한 것은 새 마음과 새 영이 아니고 종교적 교훈을 얻으려는 것이었습니다. 니고데모는 교훈을 원했습니다. 물론 가르침을 받고자 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는 교훈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니고데모에게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니고데모는 예수님에게 나아올 때, 예수님을 한 사람의 종교적 교사로만 여긴 것입니다. 니고데모는 자신도 교사이지만 예수라는 다른 선생에게서 배울 것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을 예수님과 같은 수준에 있다고 생각하고 예수님께 나온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께 이렇게 말했습니다. “랍비여 우리가 당신은 하나님께로서 오신 선생인 줄 아나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시면 당신의 행하시는 이 표적을 아무라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요 3:2). 니고데모는 예수님으로부터 어떤 가르침과 통찰력을 얻기를 원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니고데모의 잘못된 동기를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요 3:3). 이것은 곧, “니고데모야 내가 온 것은 한 사람의 선생으로서 가르치는 것이 주된 목적이 아니고, 죄인들을 죄와 죽음에서 구출하여 성령으로 말미암아 새 피조물이 되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하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니고데모야 네가 필요로 하는 것은 약간의 가르침이 아니라 생명이다. 니고데모야 너는 죽은 자이기 때문에 반드시 거듭나야만 한다.”라고 하신 것입니다.
      사람이 기독교 진리를 배워서 잘 알고, 그 진리에 동의하고, 진리를 듣고자 하는 소원과 노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직 중생되지 않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중생이란 무엇입니까? 중생은 단지 종교를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나 외면적인 삶의 어떤 것들을 개혁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학자 워필드(B. B. Worfield)는 중생의 정의를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중생은 하나님이신 성령에 의해 영혼 안에 이루어진 근본적이고 완전한 변화이다. 이로써 우리가 새 사람이 되고, 점점 더 불법과 불경건과 자기중심에서 벗어나며, 과거의 불순종과 반역을 회개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믿고 사랑하며, 하나님을 알고 그분의 완전한 뜻을 따르고자 하는 소원을 가지게 된다.” 이것은 물론 중생에 대한 넓은 의미의 정의입니다. 중생을 회심에 따르는 전체적인 삶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로 표현한 것입니다.
      중생의 좁은 의미는 심령의 최초 변화만을 언급하는 것입니다. 이 첫 변화는 성령 하나님에 의해 영혼 안에 순간적으로 이루어진 근본적 변화입니다. 중생으로 우리는 새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도르트신경에서 우리는 중생에 관한 훌륭한 정의를 읽을 수 있습니다. 좀 길지만 중요한 것입니다. “중생은 성경에서 매우 높이 찬양하여 알리고 있는 새 창조이다. 중생은 우리의 도움이 없이 우리 안에서 우리를 죽음에서 다시 살려 새 생명으로 살게 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이다. 그러나 중생은 단지 외적인 복음 전파나, 도덕적 설득의 결과는 아니다. 또한 중생은 하나님께서 하실 일은 다 하시고 나머지는 중생될, 또는 회심하게 될 사람의 능력에 남겨두시는 식으로 일하시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분명히 초자연적 사역이요, 가장 강력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가장 달콤하고, 놀랍고(신비롭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사역이다. 중생은 효과 면에서 창조나 죽은 자의 부활보다 못한 것이 아니다. 이 중생의 사역을 하시는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성경이 선포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이 놀라운 방식의 역사(일)가 그 심령 속에 있는 모든 사람은 확실히, 실패 없이, 효과적으로 중생하게 되고, 실제로 믿게 된다.” 도르트신경은 중생의 광의적인 정의를 이렇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의지가 하나님의 역사와 영향에 의해 새롭게 될 뿐만 아니라, 이 영향의 결과로 의지 자체가 활동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받은 은혜의 덕분으로 자신이 믿고 회개하게 된다고 말하는 것은 정당하다.”
      이 정의는 중생의 놀라움을 표현하는 귀중한 성경적 용어들에서 나온 것입니다. 성경은 중생을 죽은 자를 살리는 것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중생을 성령의 사역이라고 말합니다. 성경은 중생은 강력하고 저항할 수 없는 사역이라고 말합니다. 성경은 중생은 믿음을 산출하고 의지를 새롭게 하며 활성화하는 것으로 말합니다. 중생은 하나님의 긍휼하심에서 흘러나오는 하나님의 유효한 사역임을 성경이 말하고 있습니다(벧전 1:3). 중생은 그리스도의 공로에 근거한 사역임을 말하고 있습니다(벧전 1:2). 중생은 성령으로 이루어지는 사역입니다(요 3:5). 중생은 하나님의 말씀의 전달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역입니다(약 1:18). 중생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 피조물이 되게 하시는 사역입니다(고후 5:17).
      이것이 바로 예수께서 “네가 거듭나야 하리라”고 말씀하셨을 때 의미한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야 할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너희의 허물과 죄로 죽었던 너희를 살리셨도다”(엡 2:1). 예수님은 새 창조(또는 새 피조물)에 관하여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는 새로운 출생을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