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강
성령은 참 하나님이시다(2)
요한복음 16:12-15

제53문 성령에 관하여 당신은 무엇을 믿습니까?
     답 첫째, 성령은 성부와 성자와 함께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이십니다.
        둘째, 그분은 또한 나에게도 주어져서 나로 하여금 참된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그의 모든 은덕에 참여하게 하며 나를 위로하고 영원히 나와 함께 하십니다.

      성령은 그리스도의 영이시며 진리의 영이십니다(행 16:6,7; 요 16:13). 성령이 성부로부터 나오실 뿐만 아니라 성자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나오시는 분으로 가르치지 않으면, 교회는 거짓된 신비주의의 수렁에 곧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그 예로 퀘이커파를 들 수 있겠습니다. 그들은 함께 모여 성령을 기다립니다. 그들은 잠시 성경을 읽지만, 성령이 임하셨다고 여겨지면 성경을 제쳐둡니다. 그리고 그들은 성령으로 채워졌기 때문에 성령의 생각을 말할 수 있으며, 그들은 성경을 초월하여 성령의 마음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성령은 성경을 제치고 성경과 배치되는 것을 가르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으십니다. 성령은 하나님의 아들을 제치고 자신을 드러내시지 않습니다. 성령의 사역의 위대한 목표는 하나님의 아들에 관하여 증거하시는 것입니다. “그가 내 영광을 나타내리니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겠음이니라”(요 16:14,15)고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성령께서는 창세기 1장으로부터 요한계시록 22장까지의 말씀을 통하여 일하십니다. 성령은 말씀을 통하여 역사하십니다. 성령께서는 말씀에 어떤 것을 더하실 필요가 없으십니다. 성령께서는 그 자신을 기록된 말씀과 하나님의 아들에게 연결시켜 그 연결 안에서 일하기를 기뻐하십니다. 성령의 목표는 하나님의 말씀 또는 하나님의 아들을 떠나서 사람들이 성령에게로 옮겨오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의 목표는 말씀 곧 살아계신 말씀과 기록된 말씀을 가지고 죄인들의 심령에 친히 역사하셔서 그리스도를 믿고 그리스도를 닮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살펴보게 될 구원 서정(the order of salvation)의 여러 단계들에서 성령께서는 언제나 하나님의 아들과 하나님의 말씀과 관련하여 일하심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성령은 다른 방법으로 일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하나님의 아들을 증거하는 일을 성령께서 하십니다. 성령은 하나의 인격 곧 하나의 구별되는 신격(divine Person)을 가진 분이십니다. 제3위로서의 성령의 격위(Person, 格位)는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오십니다. 성령은 성부와 성자와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분이십니다.
      성령의 인격과 사역들에 관한 교리는 신자의 개인적 경험과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성령에 관한 교리는 매우 중요한 교리입니다. 왜냐하면 성령에 관한 교리는 신자의 삶을 위한 기초(토대, 근거, foundation)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토대를 제공합니까?
      첫째로, 현실적이고 실재적인 경험의 근거를 제공해 줍니다. 죄와, 죄로 인한 통회와, 상한 심령과, 어쩔 수 없는 죄인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로 달려가는 것과, 그리스도의 대속의 보혈을 믿는 것과, 용서에 대한 달콤한 확신과, 하나님의 용납해주심과, 양자로 받아주시는 것과, 성령 안에서의 기쁨과, 구원의 모든 혜택들은 신자에게 있어서 진정한 경험들입니다. 그런 경험들은 사람의 상상으로 만들어 낸 마음의 환상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어떤 것의 영향이나 비인격적인 힘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고, 그것들은 실재적인 것입니다. 그것들은 신자에게 있어서 모든 시련과, 십자가와, 하나님의 섭리의 때에 하나님이 가져다주시는 삶의 실재(reality)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필요한 때에, 신자로 하여금 기꺼이 복종하면서 하나님의 섭리를 기다리는 중에 인내할 수 있게 해주십니다. 이것은 실재적이며 복되고 달콤한 현실입니다. 이것은 죄인들이 스스로 창출해낼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이신 성령께서 죄인들의 심령 속에서 일하시는 초자연적 사역으로만 산출될 수 있습니다.
      만일 성령의 인격성을 부인하고 성령을 어떤 것의 하나의 영향으로만 여긴다면, 우리의 모든 경험은 하나의 매우 불확실한 상상적 환상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확고하고 구체적인 하나님의 초자연적 사역을 하나님의 자녀들의 삶 속에서 실재적이고 생생하게 경험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경험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여러 가지 경험한 것들을 말할 수는 있겠지만, 그 경험한 것들은 아무런 견고한 기초를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성령을 성부와 성자와 함께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으로 믿고 동시에 구별되는 신격을 가지신 분으로 믿으며, 그분은 믿는 자들의 삶 속에서 역사하시고 여러 가지 경험들을 통하여 그들을 영원한 영광으로 인도하시는 분임을 믿게 되면, 신자의 삶 속에 견고하고 실재적인 기초가 있는 것입니다. 이 기초(토대)는 성령의 인격과 그분의 내주하는 능력입니다. 성령의 내주하심과 능력이 우리의 삶과 경험의 견고하고 실재적인 근거가 됩니다. 믿는 자가 때때로 자기 자신에 대하여 실망할 때가 있고 영적으로 퇴보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조차도 완전히 불신자와 같이 되지는 않습니다. 성령께서 믿는 자를 완전히 버리시지는 않습니다. 신자는 어떤 형편에 처하든지 언제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그의 경험 속에 있는 이 실재(reality)를 완전히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이것은 성령의 인격과 그 분의 초자연적 능력 때문입니다.
      둘째로, 성령의 인격에 관한 교리는 견고한 근거를 제공해 줍니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성령의 구별되는 격위(삼위 가운데 제3위로서의 구별되는 인격)와, 성령께서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오시는 성부와 성자와 함께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이신 사실은 견고하고 실재적인 토대(기초, 근거, foundation)가 됩니다. 성령께서 성부와 성자와 분리될 수 없는 한 분 하나님이신 것과, 그분이 성부께서 택하시고 성자께서 구속하신 자들의 구원을 위하여 일하신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확고하고 실재적인 토대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삼위일체는 분리되지 않습니다. 성부는 성자와 성령과의 연합 안에 계시고, 성자는 성부와 성령과의 연합 안에 계시며, 성령은 성부와 성자와의 연합 안에 계십니다. 그러므로 신자가 자신 때문에 그리고 자기의 죄로 인해 지쳐있을 때에도 성령께서 자기 안에 계시면서 일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우리에게 큰 격려가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그에게 속한 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신다는 사실은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견고한 토대인 것입니다.
또한 성령께서도 성부가 성자에게 주신 자들, 곧 믿는 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시고 지키신다는 사실은 우리의 견고하고 실재적인 토대가 되는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성자의 구속을 우리에게 입혀주시는 일을 하시기 때문에, 신자의 어리석음과 연약함과 잘못에도 불구하고 구속 적용 사역을 성취하시는 일에 실패하지 않으십니다. 성령께서는 그렇게 하실 수 없습니다. 성부께서 사랑 가운데 택하신 자들을 위하여 성자께서 성부를 사랑하는 사랑과 성부의 사랑을 가지고 끝까지 그의 일을 하시는 것처럼, 성령께서도 성자를 사랑하는 사랑과 성자의 사랑을 가지고 끝까지 그분의 일을 하십니다. 우리는 때때로 성령을 거스르고 소멸하고 근심케 하지만, 성령님은 우리 안에 계속 머물러 계시면서 신실히 그의 일을 이루어 가십니다. 성령은 신격을 가지고 삼위일체로 계시는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그분의 일을 결코 포기하시지 않습니다. 그분은 전능하고 신실하신 참 하나님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구속 적용 사역을 수행하고 계십니다.
      셋째로, 성령의 인격에 관한 교리는 실재적이고 견고한 토대일 뿐만 아니라, 성장을 위한 근거이기도 합니다. 신자는 성령의 인격과 그분의 복된 사역이 없이는 생명을 얻을 수 없으며 그 생명으로 살 수도 없습니다. 성령님은 나를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주셨을 뿐만 아니라, 나로 하여금 나의 죄를 더욱 깊이 인식하고 나 자신이 어떤 자임을 알게 하시고, 그리스도의 영광과 부요함을 발견할 수 있도록 나를 인도해 주십니다. 나는 나로 하여금 보다 단순하게 그리고 계속적으로 예수님께서 완성하신 대속 사역에 의지하도록 나를 인도하시며 그리스도를 닮아가도록 내 속에서 역사하시는 성령님을 의지합니다. 나는 내 안에 거주하는 죄와의 투쟁에서 날마다 승리할 수 있도록 나를 도와주시는 성령님을 의지합니다. 나는 어떠한 슬픔이나 환란이나 고통 중에서도 인내할 수 있는 은혜를 베풀어 주시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운데서 하나님의 말씀에 끝까지 순종하게 하시는 성령님을 의지합니다. 신자는 성령님의 도우시는 은혜가 없이는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습니다. 성령님이 없이는 신자가 사용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은혜도 있을 수 없습니다. 성령님이 아니고서는 신자가 이룰 수 있는 승리는 하나도 있을 수 없습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신자는 한 순간도 신령한 자로 존재할 수 없고 신령한 자로 계속 머물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신자의 성장과 영원을 위한 준비는 성령의 복 주심과 은혜 주심에 의지하는 것에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이요 그의 자녀인 우리는 처음부터 성령님이 필요하고, 신령한 순례의 길을 걸어가는 모든 여정에서 성령님이 필요합니다. 심지어 우리 주님의 영광스런 즐거움에 들어가기 위하여 요단강을 건널 때에도 성령님이 필요합니다.
      만일 성령께서 하나의 비인격적인 능력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면, 성장을 위한 모든 토대가 상실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그의 하나뿐인 자녀를 돌보시는 것같이 각 신자를 돌보시는 인격을 가진 분이라면, 성령께서는 참으로 부드럽고 세심하게 일하실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오래 참으시면서 끝까지 사랑으로 역사하십니다. 불가항력적 은혜로 일하십니다. 성령께서는 타이르고 훈계하며 사랑으로 일하십니다. 성령께서는 고치고, 만들며, 훈련하고, 인도하며, 끝까지 지도하십니다. 성령님은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완성하신 구속 사역을 입혀서 흠과 주름 잡힌 것이 없이 순결한 신부로 그리스도에게 드리는 일을 하십니다. 마침내 성령께서는 그의 일을 다 이루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신적(神的, divine, 하나님이신)인 선생님이요 위로자이며 인도자이기 때문입니다. 성령님은 그 자신의 일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그의 무한한 신격(神格)에 의해 그리스도를 증거하며, 성도들로 하여금 끝까지 믿음을 지킬 수 있도록 세워주실 것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로, 성령의 인격은 신자의 삶 속에서 즐거움의 원천이 됩니다. 인간의 가장 큰 목적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입니다”(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1문).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은 사람이 어떤 소유물을 즐기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인격자를 즐거워하는 것과 원하던 어떤 것을 가지게 되어 좋아하는 것과는 즐거움의 차원이 다릅니다. 성령께서 신자의 심령과 삶 속에 인격자로서 일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을 즐거워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성령의 인격을 알지 못하고서는 신자의 삶 속에 일하시는 성령님을 사랑하고 찬양하고 감사하면서 그분을 즐거워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성령님의 인격을 알고 성령의 역사를 알면 성령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고, 성령님으로 인한 즐거움을 아무 것에게도 빼앗기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한 분 하나님으로 믿고 사랑하며 삼위 각각에 또는 삼위 전부를 사랑하고 삼위를 필요로 하며 감사와 찬양으로 영광을 돌리며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을 즐거워합니다. 신자가 성령의 내주하심과 그분의 인격과 전능하신 사역을 알면, 하나님의 내주하심과 신실하신 영광스런 구원 사역을 인해 하나님을 더욱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자신의 심령 속에서 성령의 은혜와 영향력을 경험할 때에 하나님의 일하심을 부인할 수 없으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즐거워하게 됩니다. 또한 성령님께 감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성령님은 자신이 아니라 그리스도에게 초점을 맞추도록 하시지만, 신자는 그리스도를 모시고 그로 인해 즐거워할 때에, 이런 일을 자기 안에서 하고 계시는 성령님께 감사하게 됩니다. 그리스도를 믿고 즐거워하는 자는 이 일을 가능하게 해주시는 성령의 인격과 사역을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령께서 신자를 그리스도와 연합시키셨으며, 그리스도와 교제케 하시고,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르게 하시며, 신앙생활의 모든 즐거움을 믿는 자에게 주시는 분은 성령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령의 인격에 관한 교리는 신자의 매일의 경험적 삶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이 교리는 신자의 실재적 경험과 안정감과 성장과 즐거움의 토대입니다. 그리하여 신자는 성부와 성자를 믿을 뿐만 아니라, “성령을 믿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기록된 말씀(성경)과 선포된 말씀(설교)을 통하여 말씀하실 때에 인격자이신 성령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예배당에 모일 때에는 하나의 구경꾼으로 와서는 안 되고, 성령께서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듣기 위해서 와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 아래로 나오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말씀하시는 분은 성령님이십니다. 이 사실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지 않는 것은 성령님을 무시하고 모욕하는 것입니다. 성령님이 주시는 말씀을 찾고, 그 말씀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그분의 말씀을 저버리는 것이요 성령님을 근심하게 하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성령님의 신적 인격을 부인하면,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뿐만 아니라 하나님 자신을 저버리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령님은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성령님을 저버리는 것은 우리가 성령님의 은혜로만 얻을 수 있는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 자신에 관한 모든 지식을 저버리는 것이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령님을 하나님으로 바로 알지 못하면, 우리 자신의 영혼을 아주 심대한 위험에 빠뜨리게 됩니다. 성령의 신성을 부인하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위험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누구든지 말로 인자를 거역하면 사하심을 얻되 누구든지 말로 성령을 거역하면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도 사하심을 얻지 못하리라”(마 12:32).
      당신은 성령을 믿습니까? 성령님은 우리 안에 계시면서 일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와 나 자신에 관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습니까? 그것은 성령님께서 우리 안에 심어주신 것입니다. 우리에게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믿음이 있습니까? 그것은 성령께서 우리 안에 형성해 주신 것입니다. “나는 성령을 믿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