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강
성령은 참 하나님이시다(1)
요한복음 14:15-31

제53문 성령에 관하여 당신은 무엇을 믿습니까?
     답 첫째, 성령은 성부와 성자와 함께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이십니다.
        둘째, 그분은 또한 나에게도 주어져서 나로 하여금 참된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그의 모든 은덕에 참여하게 하며 나를 위로하고 영원히 나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는 삼위 곧 성부, 성자, 성령의 사역을 바르게 이해하고, 어느 한 위의 사역만 강조하는 입장에 서지 않아야 합니다. 성부의 주권적 선택만 강조하고 성자의 구속 사역과 성령의 구속 적용 사역을 강조하지 않으면, 우리는 수동적인 입장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성자의 사역만 강조하고 성부와 성령의 사역을 강조하지 않으면, “믿습니다.” 하기만 하면 다 된다는 입장을 취하게 될 것입니다. 성령의 역사만 강조하고 성부와 성자의 역사를 강조하지 않으면, 거짓되고 잘못된 신비주의와 일종의 율법주의적 입장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의 사역에 관한 균형 잡힌 강조가 없기 때문에 오늘날 성령의 인격과 역할에 대한 많은 혼란이 교회들 안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삼위 중 제3위이신 성령의 인격과 사역에 관한 중대한 교리를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신 성령님이 어떤 분이신가에 대해서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의 각 위에 대하여, 그리고 삼위가 한 분 하나님이신 일체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자신을 우리에게 계시해주신 것만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자신을 알려주신 범위 안에서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위일체 하나님에 관하여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루터가 “하나님은 알 수 있는 분인 동시에 알 수 없는 분이다(God is both a knowable and an unknowable God).”라고 말한 것은 옳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구원을 얻을 수 있기 위하여 그의 말씀으로 삼위일체의 각 위에 대하여, 하나님 자신에 관하여 충분히 계시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분의 존재 전부를 알려주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유한한 능력으로 하나님의 깊은 것과 신비를 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제삼위 곧 성령님의 신비와 깊은 것을 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53문에서 성령에 관한 아주 중요한 네 가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첫째로 우리가 성령에 관해 알 수 있는 것은 성령은 삼위 중 한 위(位), 곧 한 인격(격위)을 가진 분이시다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성령이 신약성경 헬라어 문법에서 종종 중성으로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 성령은 인격자가 아니라 단지 하나님의 능력을 지칭할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헬라어 성경에서 성령을 중성으로만 말하지 않고 남성을 가리키는 인칭 대명사인 그분(He)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요 14:16-17 참조). 또한 헬라어 문법에서 중성을 때때로 남성에게서 나오는 어떤 것들을 지칭하기도 합니다. 여호와의 증인이나 몰몬교에서는 성령의 완전한 신성 또는 완전한 인격성을 믿지 않기 때문에, 그것은 비성경적인 이단입니다. 교회사를 보면, 성령을 하나님의 한 속성으로, 하나님의 선물로, 하나님의 사랑으로, 하나님의 일하시는 하나의 양태로만 보고 주장한 이단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사벨리우스(Sabellius)는 삼위 안에는 한 인격만 있는데 그 한 인격이 세 가지 다른 모양(양태), 즉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으로 일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세 가지 다른 얼굴을 가졌지만 인격은 하나라는 양태설(또는 삼양설)을 말함으로써 삼위일체를 부인한 이단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신약성경은 성령을 인격을 가지신 분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성령을 근심하게 하지 말고 거스르지 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비인격체에게는 사용할 수 없는 표현들이 많이 있습니다. 성령은 우리 안에 거하시고(고전 3:16),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르게 하시고(갈 4:6),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것들을 알게 하시고(고전 2:12), 우리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고(요 16:13),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며(벧전 1:2), 우리와 영원토록 함께 하십니다(요 14:16-17). 신약성경에는 성령과 능력이 같은 것이 아니고, 제3위이신 성령님이 임하셔서 능력을 입혀주심을 말하고 있습니다(행 10:38; 행 1:8; 고전 2:4). 성령은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보다 뛰어나신 하나님의 영이십니다.
      성령님은 인격자로서 많은 인격적 사역을 수행하십니다. 성경은 성령께서 운행하시고(창 1:2), 아시며(고전 2:11), 말씀하시고(요 16:13), 인도하시며(요 16:13), 도와주시고, 사람의 마음을 살피신다고 가르칩니다(롬 8:26,27). 성령은 증거하시고(롬 8:16),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십니다(롬 8:26, 27). 성령께서 여러 가지 은사들을 주십니다(고전 12:8-11 참조). 성령께서 중생시키시고(요 3:5), 성화시키며(벧전 1:2), 능력을 부어주십니다(행 1:8). 성령께서는 우리를 위로하시고(행 9:31), 영원토록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요 14:16-17). 이 모든 일들은 인격을 가진 분만이 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성령은 단지 한 인격자이실 뿐만 아니라, 신격(神格)을 가지신 분입니다. 성령은 삼위 가운데 제3위 하나님 곧 성령 하나님이십니다. “성령은 성부와 성자와 함께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이십니다.” 성령의 신적 인격은 그의 신적인 명칭들과, 신적인 속성들과, 신적인 사역들과, 신적인 영광들을 그에게 돌리고 있음을 우리는 성경에서 읽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명칭들이 성령에게 사용된 예가 성경에 자주 나타나 있습니다. 베드로는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성령을 속이려 한 것은 주의 영을 시험하려 한 것이며, 사람에게 거짓말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 거짓말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행 9:1-9 참조). 성령을 하나님과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3장에서는 성도들을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말하면서 그 이유는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고전 3:16). 성도들은 “성령의 전”이기 때문에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말씀합니다(고전 6:19,20). 고린도전서 12장 3절은 “하나님의 영”과 “성령”을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2장 4-5절에서는 “성령“을 “주”로 말하고 있으며, 6절에서는 “하나님”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6장에서는 성령을 “살아계신 하나님”으로 말하고 있습니다(16절).
      또한 많은 하나님의 속성들이 성령에게 돌려지고 있습니다. 성령님은 “영원하신 성령”이십니다(히 9:14). 성령님은 어디에나 계시는 분(omnipresence)이십니다. “내가 주의 신을 떠나 어디로 가며...”(시 139:7). 성령은 모든 것을 아시는 전지(omniscience)하신 분이십니다(고전 2:10). 그분은 거룩하시기 때문에 성령(Holy Spirit)이라고 불립니다. 은혜, 진리, 영광, 선하심, 능력이 성령께 있습니다. 성경에서 하나님께 돌려지고 있는 모든 주요한 속성들이 성령에게도 돌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성령의 사역을 읽을 수 있는데, 그 사역들은 하나님의 사역들입니다. 성령은 창조 사역에 참여하셨습니다(창 1장). 성령은 섭리 사역에도 참여하십니다(사 40장). 성령은 성경의 영감에 참여하셨습니다(딤후 3:16). 성령은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역에 참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성령으로 잉태되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셨습니다. 성령께서는 그리스도의 기름 부으심에 참여하셨습니다(사 61장). 성령은 이적을 행하는 일에도 참여하셨습니다(마 12장). 예수님의 부활도 성령의 사역으로 말하고 있습니다(롬 1:4, 8:11). 성령께서 하신 이 모든 일들은 다 하나님으로서의 사역인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성경에서 하나님께 돌리는 영예를 성령께 돌리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믿는 자들과 그들의 자녀들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마 28:19). 삼위일체 하나님의 복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주어지고 있습니다(고후 13:13). 하나님의 명칭들과 속성들과 사역들과 영예가 성령에게 돌려지고 있음은 성령이 신적 인격을 가지신 분임을 밝히 가르쳐줍니다.
      셋째로, 성령은 구별이 되는 신격(神格, Divine Person)을 가지신 분입니다. 삼위 가운데 제3위로서 독특한(구별이 되는) 격위(格位, Person)를 가지신 분입니다. 성령은 제3위라 불리지만 제1위 성부와 제2위 성자와 함께 참되고 영원한 한 분 하나님이십니다. 성부의 모든 것이 성자를 통하여 성령으로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우리는 성령에 의해 그리스도를 통하여 아버지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세 격위를 가지셨지만 이 삼위는 한 본질로 계시는 한 분 하나님이십니다. 성령은 성부와 성자와 함께 한 분 하나님이시지만, 그 신격과 하시는 일은 구별이 됩니다. 십자가 위에서 고난 받으신 분은 성령이 아니고 성자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은 그가 아버지께로 가서 다른 보혜사이신 성령을 보내주실 것과, 성령이 오셔서 성도들을 위로하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실 것을 말씀하셨습니다(요 14:26, 15:26, 16:13 참조). 그러므로 성령은 성부와 성자와 분명히 구별되지만, 성부와 성자와 함께 영원히 본체와 속성과 영광에 있어서 동일한 한 분 하나님이십니다.
      넷째로, 우리는 성령께서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오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우리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하나의 신비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중요한 진리입니다. 성령은 성부로부터만 아니라, 또한 성자로부터 나오십니다. 주후 1054년에 기독교의 전체 교회가 이 교리에 관한 불일치 때문에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로 분열되었습니다. 동방 교회는 오늘날까지 성령은 성부로부터 나오고 성자로부터 나오지 않는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이 교리가 전체 교회를 갈라놓을 만한 중요한 교리가 아니고 사소한 교리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소한 교리가 아닙니다. 성령이 성자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칠 때에, 살아계신 말씀(예수 그리스도)과 하나님의 영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없다고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온갖 종류의 오류에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신 말씀인 하나님의 아들은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서방 교회는 기록된 말씀(성경)과 살아계신 말씀(예수 그리스도)과 성령이 언제나 함께 밀접한 연결을 가지고 있음을 정당하게 주장해오고 있습니다. 성령은 기록된 말씀인 성경과 살아계신 말씀인 예수님을 떠나서 독자적으로 일하시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성령을 진리의 영 또는 그리스도의 영으로 일컫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