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강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1)
마태복음 6:9

제122문 첫째 간구는 무엇입니까?
답.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로 이러한 간구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로 하여금 주님을 바르게 알게 하여 주옵시며,
주께서 행하시는 모든 일에서 주님을 거룩히 여기고 경배하고 찬송하게 하옵소서.
주께서 행하시는 일에는 주님의 전능과 지혜와 선하심과 의와 자비와 진리가 환히 빛나옵나이다.
또한 우리의 모든 삶을 지도하시고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주장하셔서,
주님의 이름이 우리 때문에 더럽혀지지 않고 오히려 영예롭게 되고 찬양을 받게 하소서”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의 첫 번째 간구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입니다. 이 첫째 간구는 우리에게 절박하게 필요한 것입니다. 이 간구는 참으로 깊고도 넓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이 기도는 우리의 기도의 본인 동시에 그 자체로서 하나의 완벽한 기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할 때,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의 본을 따라서 기도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주기도에서 기도의 정신과 바른 태도를 배우고, 그 심원하고 광범위한 내용을 알고 그것을 생각하면서 주기도문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에서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갈 때, 특별히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의 죄성과 무지와 연약함 때문에, 하나님을 진정으로 경외하는 마음과 태도가 없이 나아갈 위험이 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친근히 할 수 있는 놀라운 특전입니다. 우리가 피조물로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특전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의 타락한 성품 때문에, 불손하게 나아갈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나님을 우러러 공경하는 정신과 태도 없이 불경스럽게 나아갈 위험이 있습니다. 
      구약의 성막이나 성전 예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배하기 위해서 하나님께 나아올 때 하나님을 경외하는 정신과 태도를 지녀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나님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분임을 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에 장애물들이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았습니다. 성소와 지성소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휘장은 하나님은 그들과 가까이 계시는 분인 동시에 그분은 거룩하신 분이기 때문에 휘장으로 접근을 차단하십니다. 그러므로 두려움과 떨림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신약에서는 휘장이 찢어졌고 중간에 막힌 담이 무너져서 하나님께 나아가는 새롭고 산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우리 마음의 어리석음과 죄악 때문에, 우리 앞에 열려 있는 그 길로 하나님께 나아갈 때, 하나님에 대한 공경을 잊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 나아갈 때 우리는 그분을 우러러 공경하는 마음과 태도를 지니고 접근해야 합니다.
      우리가 기도하기 위하여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그리스도께서 이것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 지불하신 죄의 대가를 잊어버리고 나아가기 쉽습니다. 나 같은 죄인이 하나님의 은혜의 보좌 앞에 언제든지 나아갈 수 있게 하시려고 그리스도께서 그의 보혈로 나의 모든 죗값을 다 치르셨습니다. 값없이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게 된 이 은혜를 오용하거나 남용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전적인 은혜에 대한 진정한 감사가 없이 이 큰 은혜를 당연시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나아갈 때마다 하나님의 의로우심과 거룩하심을 알고 공경함과 동시에 독생자를 보내어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사 그리스도의 대속 공로를 믿음으로 힘입어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갈 수 있게 해주셨음을 알고 믿고 감사해야 합니다. 이 믿음과 감사의 표시로 우리 자신과 우리의 가진 모든 것을 감사의 산 제물로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믿음과 감사의 표로 드리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입으로만 아니라 나 자신과 내가 가진 모든 것으로 감사를 표시해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보좌는 그분의 자녀들에게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를 만나는데 시간의 제한을 두시지 않습니다. 언제나 아버지께 나아갈 수 있으며, 언제나 우리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십니다. 이것이 한 없이 큰 은혜인데 예사롭게 여기고 당연시하여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하는 일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기 쉽습니다. 기도는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 뒤로 미루고 우선 급한 일부터 먼저 하자고 하기 쉽습니다. 다른 어떤 일보다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고 그분 앞에 무릎을 꿇는 일을 먼저 그리고 더 자주 하는 자는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여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께 어떤 큰 것이나 작은 것이라도 기도할 수 있습니다.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 3:6).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7, 18). 큰 것, 많은 것, 귀한 것, 비싼 것만 귀하게 여기고 작은 것, 적은 것, 많은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지 않고 값싼 것은 하찮게 여겨 기도하지 않고 감사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는 큰 것뿐만 아니라 작고 흔한 것까지도 하나님께서 만드셨고 또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것임을 알고 그 작은 것까지도 하나님 아버지의 권능과 위엄과 사랑으로 우리에게 주시는 것임을 알고 감사해야 합니다. 한 모금의 물을 마시고, 한 숟가락의 밥을 떠먹고, 숨 한 번 들이쉬고 내쉬고, 한 걸음을 걷고, 어떤 것을 보고, 듣고, 기억하고 생각할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도우시는 은혜 없이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고 말 한마디도 할 수 없는 연약한 자신임을 알고 내가 하는 모든 일과 내가 가지고 누리는 모든 것들을 인해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이렇게 큰 것이나 작은 것을 위해 기도하고 이 모든 것을 인해 감사하는 것이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여기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기 때문에 우리는 육신의 눈으로 하나님의 놀라운 권능과 죄에 대한 그분의 거룩한 진노를 인식하지 못하기 쉽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말과 몸의 자세에서 불손한 언사와 태도를 갖기 쉽습니다. 우리가 존경하는 유명한 사람을 만나러 갈 때 옷을 입는 것과 말과 몸의 자세에 신경을 씁니다. 우리는 육안으로 볼 수 없는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할 때 경외하는 마음과 태도로 기도를 시작해야 합니다. 거룩하시고 의로우신 하나님이심을 알고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라는 말로 기도를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습니다. 이 하나님의 침묵 때문에, 하나님을 접근할 때 엄숙하고 진지한 생각과 태도를 상실할 위엄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큰 음성으로 말씀하시지 않고 묵묵히 지켜보시기만 합니다. 우리가 이기적인 잘못된 기도를 할 때에도, 물론 하나님은 그런 기도를 응답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큰 소리로 야단을 치지도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 다가가서 기도할 때 합당한 경외와 존경을 유지할 수 있기 위해서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라는 말로 기도를 시작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도에 있어서 우리가 하나님의 면전에 나아갈 때 거룩하시고 엄위로우시며 전능하신 영광의 하나님 아버지께 대한 경외와 존경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히 여기라고 요구하십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 것과 그분의 속성들과 사역들을 생각하면서 경외심을 가지고 기도를 시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크신 영광을 의식함으로 그분의 면전에 나아가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라고 기도해야만 합니다.
      기도에 있어서 놀라운 친근함의 특전, 그 어떤 대가도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은혜, 언제 어디서나 자유로운 접근, 기도에서 사소한 것까지 구할 수 있는 것, 우리의 육안으로 하나님을 뵈올 수 없는 것, 그리고 하나님의 침묵에 따르는 위험을 잘 알고 바른 정신과 태도를 지니고 올바르게 기도할 수 있도록 삼가 조심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라는 기도는 하나님에게 본래부터 있는 지극히 높고 거룩한 영광에 어떤 것을 더하게 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본래부터 있는 영광에 우리는 어떤 것을 더할 수 없습니다. 이 기도는 하나님의 영광과 거룩하심을 더욱 잘 알 수 있게 해달라는 간구입니다. 나 자신이 하나님의 영광을 더욱 잘 알고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서 하나님을 진정으로 두려워하고 사랑함으로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공경하고 우러러 섬김으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원하여 간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첫 번째 간구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