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강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2)
로마서 8:12-17

제120문 그리스도께서는 왜 하나님을 “우리 아버지”로 부르라 명하셨습니까?
답. 그리스도께서는 기도의 첫머리에서부터 우리 마음에 하나님께 대하여
어린 아이와 같은 공경심과 신뢰를 불러일으키시기를 원하셨는데,
이것이 우리의 기도의 기초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 아버지가 되셨으며,
우리가 믿음으로 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부모가 땅의 좋은 것들을 거절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거절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제121문 “하늘에 계신”이라는 말이 왜 덧붙여졌습니까?
답. 하나님의 천상(天上)의 위엄을 땅의 것으로 생각지 않고,
그의 전능하신 능력으로부터 우리의 몸과 영혼에 필요한 모든 것을 기대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아들 그리스도 때문에 우리의 하나님과 우리의 아버지가 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나님을 어린아이와 같은 공경심과 신뢰를 가지고 “아버지”라 부르며 접근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우리 아버지”라 부를 때 공경심과 신뢰뿐만 아니라 사랑의 심정을 가지고 “아버지”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아버지를 사랑함이 마땅합니다.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요일 4:19).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사랑의 관계입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주권적 사랑이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여 그의 독생자를 우리 위해 내어주셔서 우리로 하여금 그의 아들 안에서 그의 자녀들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믿는 자들은 하나님을 “우리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크고 놀랍고 영원하고 은혜로우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의 독생자를 보내주셔서 우리를 구속하신 결과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랑은 계속됩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양자된 우리를 하나님 아버지께서 사랑해 주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양자된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떠나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 4장 4~6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율법 아래 나게 하신 것은 율법 아래 있는 자들을 속량하시고 우리로 아들의 명분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너희가 아들인 고로 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바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 우리의 양자됨의 근거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아버지의 사랑이 우리로 하여금 그의 양자들이 될 수 있게 하셨으니, 양자된 우리는 아버지를 진정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때, 공경심과 신뢰와 사랑을 가져야 할 뿐만 아니라 복종하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사랑은 마음에 품고 있는 뜨거운 감정이 아니고, 사랑하는 그 대상에게 순종하는 것입니다. 순종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은 사랑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맏형 되시는 예수님은 아버지를 사랑하고 기쁘시게 해드리기 위해 언제나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셨습니다. 종의 형체를 입기까지 낮아지셨으며,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도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아들됨의 증거는 감정적인 어떤 마음의 상태라기보다는 순종하는 삶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 됨에 따르는 감사와 감격과 기쁨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은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경험하는 것은 예수님을 본받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기꺼이 우리 자신을 드려 순종함으로 그분에게 충성할 때입니다. 이렇게 아버지께 순종할 때 성령께서 우리의 영으로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밝히 증거해 주십니다. 
      그러므로 순종으로 확증을 얻게 되고, 그 확증은 성령의 보증과 인치심을 받았음을 알려줍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자신이 아버지를 사랑함으로 그의 기쁘신 뜻에 순종하는 나의 삶의 모습을 보고 하나님이 나를 그의 양자로 삼아주신 것을 깊이 의식하고 확신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이제 더 이상 나 자신의 것이 아니고 나의 신실하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에게 속한 것과, 또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속한 자신임을 알게 됩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 우리를 지켜주시고 우리의 몸과 영혼에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시고 이 눈물 골짜기 같은 세상에서 당하게 하시는 어떠한 악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해주실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게 됩니다.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를 공경하고 신뢰하며 사랑하고 순종하면 우리의 삶에서 전능하신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이신 것과 그분이 우리의 신실하신 아버지이심을 증거해 주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기쁘신 뜻에 순종하면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좋은 것으로 채워주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타락하여 죄에 빠지면,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를 향한 담대한 마음을 잃게 되고, 우리의 마음이 식어지게 되고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된 것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과 나와의 부자 관계는 기본적 관계입니다. 이 관계에 대한 의식과 확신에서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공경심과 신뢰와 사랑과 순종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 기본적 관계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은 깊고 크고 넓은 참으로 좋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 기본적 관계인 부자 관계는 취소되거나 무효화되거나 깨어지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확신해야만 사랑과 순종과 공경심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이 관계는 아들된 우리의 행동에 따라 취소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탕자처럼 아버지를 멀리 떠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언제나 우리가 그분에게로 돌아오기를 기다리십니다. 우리가 아버지께 돌아갈 때, 아버지는 달려와서 영접해 주십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의로우신 아버지인 동시에 참으로 자비와 긍휼과 은총이 풍성하신 아버지십니다.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받기에는 합당치 못합니다. 진노와 저주와 형벌을 받아 마땅한 자입니다. 그러나 그의 독생자까지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이 우리를 그의 아들들로 받아주십니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거듭거듭 경험하게 되는 놀라운 사실입니다. 우리가 누더기를 걸치고 돼지우리의 냄새를 풍기면서 나아가도, 진정으로 회개하는 마음으로 나아가면 사랑의 품에 안아주시고, 주님의 보혈로 씻어주시고, 주님의 의(義)로 옷 입혀주시고 아버지로서의 사랑과 환대를 보여주십니다. 우리가 비록 하나님의 자녀답지 못한 행동을 할 때에도, 이처럼 우리를 사랑하시는 아버지의 사랑만이 우리의 소망이 됩니다. 
      아버지는 그 가정의 모든 자녀들의 아버지입니다. 모든 자녀들은 아무리 어리고 힘이 없고 철없는 자녀라도 다 아버지께 속한 자녀들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됨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연약한 신자라도 하나님의 자녀의 신분과 특전을 가지고 있으며,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안에 있습니다. 결혼하여 자녀를 가진 사람들은 어린 자녀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경험으로 알 것입니다. 돌도 채 되지 않은 어린 자녀가 “아빠”라고 겨우 말할 수 있어도 다른 장성한 자녀들과 동등한 자녀의 신분과 권리를 가지는 것입니다. 어린 자녀에게 “아빠”, “맘마”라는 말을 듣는 것은 땅 위에서 어떤 아름다운 음악 소리보다 더 듣기 좋은 소리가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도 그의 자녀인 우리가 “아버지”라 부르는 것을 듣기 좋아하십니다. 우리가 모든 면에서 심히 부족하고 하나님을 감히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 자이지만,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때 그는 꾸짖어 내치지 아니하시고 받아서 그의 품에 안아주시고 아버지의 사랑의 품 안에서 안식할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 아버지와 그의 자녀된 나와의 부자 관계가 가장 기본적 관계이지만, 예수님께서 기도할 때 “나의 아버지”가 아니라 “우리 아버지”로 알고 그렇게 부르면서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라는 말은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성도들과 우리가 형제 관계에 있음을 일깨워 주시는 말씀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기도할 때마다 “우리 아버지”라 부르게 되면, 하나님의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갈 때 나 혼자가 아니고 구원 받은 하나님의 모든 자녀들을 데리고 나아가는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나 혼자만의 기도가 아닌 모든 성도를 위한 기도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자기 중심적인 이기주의에 물들어 있기 때문에, “우리” 곧 하나님의 가족 의식을 더욱더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 자신이 하나님 아버지께 속한 것처럼, 나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 아버지께 속한 그분의 자녀들 가운데 한 가족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 곧 하나님의 자녀들 중에 속한 자신임을 알 때에, 감사와 기쁨이 더욱 넘치게 되며, 하나님 아버지를 사랑할 뿐만 아니라, 그분에게서 나서 그분에게 속한 그분의 자녀들을 더욱 사랑하고자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라는 말은 신비롭고 놀라운 성도의 교제를 상기시켜 줍니다. 나는 혼자 따로 있는 자가 아니요 성도들과 하나로 연합되어 그 가운데 한 지체로서 성도들 중에 있는 나임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의 눈으로 볼 수도 없고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거룩한 보편적 교회의 한 지체로서의 나임을 알고 이 크고 신비하고 참으로 놀라운 성도의 교제 가운데서 함께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함께 하나님으로 즐거워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입니다. 주님의 한 몸에 연합되어 하나의 몸을 이루고 있습니다. 믿음이 하나이며 소망이 하나입니다. 한 분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함께 자녀된 자들이기 때문에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피와 몸에 믿음으로 함께 참여하는 하나의 가족입니다. 우리의 하나됨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하나되게 하심으로써 그분의 자녀로 삼아주시고 그리스도와 함께 상속자가 되게 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형제됨을 인하여 우리가 기도할 때 세계적인 모든 불가견적 교회를 품고 기도해야 합니다. 문화와 역사와 처한 형편이 다르고, 지역과 강조점과 예배의 어떤 요소와 형태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상의 모든 그리스도의 교회는 주 안에서 하나의 교회인 것과, 하나의 교회에 연합된 형제임을 알고 기도할 때 위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는 그대로 그들이 하지 않는다고 해도 지나치게 비판하지 말고 사랑으로 품고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비본질적인 여러 가지가 우리와 다르게 보일지라도 그들을 품고 “우리 아버지”께 기도하는 일에 방해를 받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하나님을 예배하고, 역사적 정통 개혁 신앙에 입각하여 성경적 교리를 배우고 믿는 일에 대해서 자만하거나 부끄럽게 여겨도 안 됩니다. 우리의 예배와 가르치는 교리가 성경에 근거된 것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굳게 잡고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비본질적인 어떤 차이에 대해서는 관용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자매된 자들을 사랑하고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모든 신자들의 형제됨은 우리에게 잘못한 형제 자매들을 용서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부자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믿는 자들이 형제 자매 관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형제 자매들을 그리스도 때문에 하나님 아버지가 나에게 대하시는 것처럼 나도 우리의 형제 자매들에게 그렇게 대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할 때,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마 6:12)라고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심과 같이 우리도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용서해야 합니다. 형제의 죄를 용서하지 못하고 원통한 마음을 품고 하나님을 “우리 아버지”로 부를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셨을 뿐만 아니라, 기도를 가능하게 해주신 분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분이 피흘려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여 하나님의 자녀되게 해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의 보혈의 은혜와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과 성령의 인도하시는 은혜를 힘입어 모든 성도들과 함께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하고 부르짖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아직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자는 믿고 거듭난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하나님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찾고 구하고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