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9 장
다니엘의 기도와 다니엘이 받은 세 번째 환상 (칠십 이레)

      1~19절
      다니엘서 9장은 다니엘의 기도(1-19절)와 그 기도에 대한 가브리엘의 계시(20-27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갈대아의 왕 다리오의 통치 원년에(1절), 다니엘은 예레미야 선지자의 예언의 말씀의 뜻을 깨닫게 되었습니다(2절). 그것은 곧 예루살렘의 황무함이 칠십년 만에 마치리라는 것이었습니다(2절). 다니엘은 아마도 예레미야 25장 11절이나 29장 10절의 말씀을 읽으면서 묵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다니엘은 그 자신이 선지자요 지상에서 가장 큰 제국의 총리였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주야로 읽고 묵상한 복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다리오 원년은 다니엘이 포로로 잡혀온 지 70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 해였습니다. 예레미야가 예언한 70년은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 포로에서 해방될 기한을 말하는 것인 동시에, 그 70년의 참되고 완성된 의미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완전한 회복이 이루어질 기한을 상징적으로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제 그 70년의 기한이 다 차고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 다니엘은 하나님 앞에 이스라엘의 회복의 문제를 놓고 특별히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재를 무릅쓰고 주 하나님께 기도하며 간구하기를 결심”하였습니다(3절).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찾고자 할 때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난 뒤에 그 뜻이 이루어지기를 위하여 더욱 간절히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의 기도는 하나님을 부름으로 시작하였습니다. “크시고 두려워할 주 하나님, 주를 사랑하고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를 위하여 언약을 지키시고 그에게 인자를 베푸시는 자시여”(4절). 그에게는 긴박하고도 많은 청원의 내용이 있었지만 그는 무엇보다 먼저 기도의 대상이신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이것이 올바른 기도의 출발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하고 기도를 시작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과연 하나님은 자신을 사랑하고 계명을 지키는 자를 위하여 언약을 지키시는, 크시고 두려워할 주님이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범죄하여 패역하며 행악하며 반역하여 주의 법도와 규례를 떠났”고(5절), 선지자들의 경고와 가르침을 듣지 않았습니다(6절).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에서 쫓겨나 수욕을 당하고 예루살렘 성이 황무하게 된 것은 바로 그들이 하나님께 죄를 범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7-8절). 실로 그들은 여호와의 목소리를 청종치 않고 선지자들의 경고를 무시하였습니다(10-11절).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경고하신 대로 징계와 저주와 큰 재앙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리고 예루살렘은 철저하게 무너졌습니다(12, 14절). 이런 징계가 그들에게 임하였지마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돌이켜 자신들의 죄악에서 떠나지도 않고 주의 진리를 깨닫지도 못하고 하나님의 은총을 간구하지도 않은 채 지난 70여년을 보내고 있었으니 하나님께 참으로 민망하고 송구스러웠습니다(13절). 다니엘은 의인이요 언약에 신실한 사람이었으나 그가 이스라엘 민족을 위하여 기도할 때에는 “우리가” 패역하며 행악하고 반역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다니엘은 자신이 속한 신앙공동체에 대해 연대적 책임감을 가지고 기도하였습니다. 이것은 겸손하고 책임있는 태도요 신앙적 자세입니다. 
      또한 다니엘이 하나님께 간구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의를 의지하여 하는 것이 아니요 주의 큰 긍휼을 의지” 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18절). 우리의 모든 기도도 이러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의나 공로를 의지하여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 큰 긍휼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무엇이든 간구할 수 있는 것은 주 우리 하나님께는 긍휼과 사유하심이 있기 때문입니다(9절). 기도의 응답도 하나님의 영광 곧 하나님 자신을 위하여 하시는 것입니다(19절). 기도란 우리의 뜻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장 선하고 온전하신 하나님의 뜻과 긍휼과 공의를 좇아서(16절) 우리에게 이루어지기를 구하는 것입니다. 다니엘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하나님께(15절) 기도하기를 “주의 종의 기도와 간구를 들으시고 주를 위하여 주의 얼굴빛을 주의 황폐한 성소에” 비추어 달라고 하였습니다(17절). 주의 이름으로 일컫는바 된 이스라엘 민족과 예루살렘 성을 회복시켜 달라는 것입니다.

      20~27절
      다니엘이 이렇게 회개하며 이스라엘의 회복의 문제를 놓고 하나님께 기도할 때에 천사 가브리엘이 다니엘에게 찾아왔습니다(20-21절). 따라서 가브리엘의 계시는 이스라엘의 참된 회복에 관한 메시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참으로 하나님께서는 기도하는 자에게 찾아와 지혜와 총명을 주시며, 자신의 뜻을 나타내 보여주십니다(22절). 가브리엘은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하나님의 메시지를 들고 은총의 사람 다니엘에게 찾아왔습니다(23절). 
      가브리엘은 다니엘에게 ‘네 백성과 네 거룩한 성을 위하여 칠십 이레로 기한을 정하였다’고 하였습니다(24절). ‘이레’로 번역된 히브리어 원문 솨부임(shabuim)은 보통 ‘주(week, 週)’를 의미하는 솨부오트(shabuwot)와 그 어형을 달리하는 단어로, 그 문자적 뜻은 ‘칠들(sevens)’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칠십 이레’란 ‘칠들의 칠십’으로 해석되는데, 이에 대해 성경학자 류폴드(Leupold)는, “하나님의 창조 주간 이후로 7 수는 언제나 하나님의 활동을 의미하는 상징수이다. 70은 7 수를, 10 수는 곱한 것이니, 완전을 상징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칠십 이레’라는 것은,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사역의 완성 기간”(류폴드) 또는 “하나님이 (구원의 완성을 위해서) 정해 놓으신 특별한 시간”(박윤선)을 비유합니다. 
      다니엘이 말하는 ‘칠십 이레’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든 허물(문자적으로는 ‘반역’)이 마쳐지고, 죄가 끝나고, 악이 구속되고, 영원한 의를 얻고, 이상과 예언이 성취되며, 지극히 거룩한 자가 기름부음을 받기까지의 기한을 예언적 시간으로 나타낸 것입니다(24절). 다니엘이 말하는 ‘칠십 이레(칠들의 칠십, 490)’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늘 기다리던 희년(49년이 끝나면 50년째에 이루어질)을 열 번이나 곱한, 완전한 희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완전한 희년 곧 완전한 해방과 구속과 자유와 기쁨의 때가 이르기까지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가를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칠십 이레’의 예언은 죄인들이 죄 사함과 구속함과 영생을 받고 영원한 의의 태양이시며, 우리의 왕과 대제사장과 선지자이신 그리스도께서 임하실 때를 가리킵니다. 
      25-27절에서 가브리엘은 그 ‘칠십 이레’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우선 ‘칠십 이레’의 시작은 예루살렘을 중건하라는 명령이 주어진 때부터라고 하였으니, 이는 예레미야가 예언한 그 70년이 끝난 이후를 말합니다(25절). 그 때로부터 ‘일곱 이레’와 ‘육십이 이레’가 지나면 기름부음을 받은 자 곧 왕이 일어날 것이며,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나 그 가운데에서도 예루살렘 성이 중건되고 거리와 해자(도랑, 참호 또는 성곽)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25절). 이는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생활로부터 해방된 후 여러 어려움 속에서 예루살렘 성이 회복되고 기름부음을 받은 메시아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그 ‘육십이 이레’가 끝나면 마지막 남은 ‘한 이레’ 동안에 그 기름부음 받은 자는 죽임을 당할(끊어져 없어지고, 레 7:20; 사 53:8 참조) 것이라고 하셨습니다(26절). 그러나 동시에 그 기름부음 받은 왕은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계약을 굳게 세우시고, 자신을 단번에 드림으로써 다른 모든 제사와 예물을 그칠 것입니다(27절). 이는 그리스도께서 대속의 죽음을 당하시고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주실 것을 가리킵니다. 그가 죽으신 후에 ‘한 왕(君, prince)의 백성’이 와서 성읍과 성전을 훼파할 것이나 그의 종말도 홍수같이 임하며 황폐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26절). 이는 예루살렘 성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로마에 의해 처참하게 무너지고 찢겨지게 됨을 가리킵니다(칼빈). 복음의 원수된 세력들(미운 물건)이 여전히 서서 교회와 온 세상을 황폐케 하는 일들이 있을 것이나 그들 역시 하나님의 작정된 진노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27절).
      천사 가브리엘이 다니엘에게 들려준 칠십 이레의 계시는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이며 하나님의 백성들이 맞게 될 참된 회복과 구속의 때에 관한 약속의 말씀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위하여 언약을 세우시고 자신을 단번에 드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끝까지 굳게 믿고 의지하며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다니엘 9장에서 배워야 할 교훈

① 하나님의 정하신 때가 이르면 죄악이 제거되며 하나님의 의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어떤 혹독한 박해 아래에서도 성도는 소망 중에 인내해야 한다.
② ‘칠십 이레’는 메시야를 통한 구원이 성취될 기간에 대한 상징적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칠십 이레’를 문자적 의미로 보든 상징적 의미로 해석하든 이 기간은 이스라엘의 구원과 회복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실 기간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과거에 완전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예수님의 초림을 통해 부분적으로 성취되었으며 예수님의 재림으로 완성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기간은 과거에 성취된 것도 가르치면서 미래에 되어질 일도 가리키는 것이다(적그리스도의 출현은 과거에도 있었고 장래에도 있을 것이다).
③ 하나님의 말씀으로 시대를 분별하여 살피고 예언의 성취가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기도해야 한다(1-2절, 23절).
④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자들은 그것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해야 바로 깨달을 수 있다. 이것은 성도의 의무이다.
⑤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가 처한 상황을 분별하고 그 말씀으로 기도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의 말씀에 지배를 받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⑥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을 떠난 죄 때문에 비참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이러한 상황에서의 회복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회개하고 기도함으로 하나님의 용서와 긍휼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하나님께만 이것을 가능케 하는 주권과 능력이 있다.
⑦ 하나님의 공의는 그의 백성의 죄악을 심판하시지마는 회개하고 그에게 돌아오는 자들을 용서하시고 회복시키고 자비와 은총을 베푸신다는 사실을 믿고 힘써 회개하며 기도하자.
⑧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를 동시에 생각하면서 회개하고 기도해야 한다.
⑨ 성도의 삶은 종말의 때를 소망하는 중에 현재의 고난을 인내하는 삶이다.
⑩ 기독교의 적대적 세력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박해하겠지만, 그 기간은 한정되어 있고(칠십 이레)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로 일어나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때와 기한은 하나님께 맡기고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게 될 때를 소망하고 인내로 살아가야 한다.
⑪ 우리가 당면한 현세적 고난과 박해에만 우리의 시선을 고정시켜서는 안 되고, 우리의 시선을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와 하나님께서 악을 완전히 제거하고 그의 뜻이 완성될 그 때를 소망하는 중에 인내해야 한다.
⑫ 우리의 관심은 구약 시대 이스라엘의 회복과 구원뿐만 아니라, 오늘날 신약 시대 신령한 이스라엘인 교회의 회복과 구원 역시 하나님의 정해진 시간에 따라 그의 주권적 통치로 실현될 것을 굳게 믿고 소망해야 한다.
⑬ 하나님의 통치와 심판과 구원을 믿고 하나님의 회복시켜 주시는 자비와 긍휼과 은총을 믿고 소망하는 가운데 경건하고 지혜롭게 믿음 생활을 계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