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절: 그러나 에바브로디도를 너희에게 보내는 것이 필요한 줄로 생각하노니 그는 나의 형제요 함께 수고하고 함께 군사된 자요 너희 사자로 나의 쓸 것을 돕는 자라
26절: 그가 너희 무리를 간절히 사모하고 자기 병든 것을 너희가 들은 줄을 알고 심히 근심한지라
27절: 저가 병들어 죽게 되었으나 하나님이 저를 긍휼히 여기셨고 저뿐 아니라 또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내 근심 위에 근심을 면하게 하셨느니라
28절: 그러므로 내가 더욱 급히 저를 보낸 것은 너희로 저를 다시 보고 기뻐하게 하며 내 근심도 덜려 함이니
29절: 이러므로 너희가 주 안에서 모든 기쁨으로 저를 영접하고 또 이와 같은 자들을 존귀히 여기라
30절: 저가 그리스도의 일을 위하여 죽기에 이르러도 자기 목숨을 돌아보지 아니한 것은 나를 섬기는 너희의 일에 부족함을 채우려 함이니라
< 말씀 요약 >
빌립보서 2장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중에는 에바브로디도도 있었습니다. 에바브로디도는 빌립보 교회의 성도 가운데 한 사람으로, 로마에 있는 바울을 돕도록 빌립보 교회의 위임을 받아서 파송된 사람이었습니다. 빌립보 교회는 어려운 가운데 있던 바울에게 선물을 보내기로 하였고, 그 선물을 에바브로디도 편으로 보냈습니다(빌 4:18). 에바브로디도는 본래 이방인으로, 대대로 우상을 섬기는 가문에 속해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에바브로디도’라고 하는 그의 이름도 그리스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받은 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에바브로디도가 빌립보에서 전도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되어 빌립보 교회의 좋은 일꾼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제 그는 사도 바울의 필요를 채우기 위하여 모든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로마로 와 있었습니다. 에바브로디도가 보여주는 모범은 무엇입니까?
나의 형제, 에바브로디도
첫째로, 바울은 에바브로디도를 부를 때에, 제일 먼저 “나의 형제(my brother)”라고 불렀습니다. 유대인인 바울이 이방인인 에바브로디도를 향해서 “나의 형제”라고 부른 것은 당시의 통념에 비추어볼 때 파격적인 일이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이방인들을 혐오했습니다. 그런데도 바울이 이방인 에바브로디도를 향해서 “나의 형제”라고 부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복음으로 인해서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에바브로디도를 믿음 안에서 한 형제로 대해주었고, 에바브로디도도 바울에게 형제가 되어 주었습니다. 이것이 에바브로디도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좋은 모범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담이 다 허물어졌습니다(갈 3:28).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다 이런 형제로 살아야 할 자들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한 믿음과 한 사랑 안에서 형제가 된 사람들입니다. 사도 바울은 에바브로디도뿐만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성도들을 향해서 “내 형제들아, 나의 형제들아” 하고 자주자주 불렀습니다(빌 1:12, 3:1; 4:8; 롬 1:13; 7:1; 8:12; 12:1; 15:14,30; 16:17; 고전 1:10-11, 고후 1:8; 갈 1:11; 3:15; 4:28; 5:13 등 참조). 야고보나(약 1:2,16), 베드로나(벧후 1:10), 사도 요한도(요일 3:13) 성도들을 향해서 “형제들아” 하고 불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마 12:50)고 하셨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은 그리스도의 피로 인해 모두 한 형제요 가족이 된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를 형제로 대하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성도들은 나의 형제입니다. 성도들을 대할 때에 형제애를 가지고 형제로 대해야 합니다. 이 형제 관계를 알지 못하는 사람, 이 형제됨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은 가장 외로운 사람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가지지 못한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와서 그런 형제가 되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형제가 되어주면 됩니다. 에바브로디도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나의 동역자, 복음의 일꾼, 에바브로디도
둘째로, 바울은 에바브로디도를 “함께 수고하는” 동역자로 소개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와 복음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좋은 그리스도인들은 좋은 “일꾼”입니다. ‘믿음직한 교회의 일꾼’이라는 증거를 받는 사람이 좋은 그리스도인입니다. 일하지도 않고 수고하지도 않는 그리스도인들은 좋은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교회는 일이 많은 곳입니다. 교회는 극장이 아닙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보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떠나가는 곳이 아닙니다. 교회는 우리 각자에게 할 일이 주어지는 곳입니다. 언제나 할 일들이 있고, 내가 섬겨야 할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 교회입니다. 우리가 일을 하는 것만큼 복음의 일들이 전진하게 될 것입니다. 한 교회가 세워지는 것은, 거기에 언제나 수고하는 일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꾼이 없는데도 일이 되는 교회는 없습니다. 아무도 수고하지 않는데도 복음이 증거되고 전도가 되고 교회가 세워지는 그런 교회는 없습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수고해야 합니까? 세상에서도 일하느라 힘들고 지쳤는데, 그리스도인으로는 그냥 좀 편안히 살면 왜 안 되는 것입니까?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의 신앙과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창조의 일로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보존과 통치의 일을 하시며, 특별히 하나님의 택하신 자녀들의 구원을 위하여 억만 가지 일을 하고 계십니다. 또한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많이 수고하시되, 사람이 되시기까지 낮아지셨고, 이 땅 위에 계시는 동안 율법의 요구를 이루시고 성부 하나님의 뜻에 다 순종하셨으며, “우리를 위하여” 고난과 죽음을 당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런 하나님을 믿고 그런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그리스도를 위해서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아무런 희생도 하려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상한 신앙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를 현저히 욕보이는 것이고, 배은과 위선의 삶이 될 것입니다. 또한 그것은 교회의 모범과도 맞지 않습니다. 에바브로디도는 복음을 위하여 일하다가 죽기에 이르러도 그 일을 계속 했습니다.
또한 에바브로디도는 “(바울과) 함께” 수고하였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일을 하되, 함께 일하는 동역자와 협력자로 일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일들은 한 두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모두가 함께 수고하고 함께 협력해야 할 일들입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일꾼들은 함께 일꾼된 자들입니다. 서로 협력해야 할 자들입니다. 자고로 협력하지 않는 그리스도인은 좋은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독불장군으로 신앙생활을 건강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서로 돕고 함께 협력하는 가운데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나가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동지애를 가지고 서로 협력을 잘 해야 합니다. 주의 일은 한 두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모두가 함께 해야 하고 협력해야 하는 일입니다.
나의 전우, 에바브로디도-진리를 위해 함께 싸우는 사람들
셋째로, 바울은 에바브로디도를 “함께 군사된 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25절). 그리스도인들은 전사들(warriors)입니다.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니라, 마귀의 궤계를 대적하기 위한 영적 싸움이요(엡 6:12), 믿음의 도를 위한 싸움입니다(유 3). 복음의 진리를 잘 증거하느냐 못하느냐, 그것을 다음 세대에까지 잘 전수하느냐 못하느냐, 교회의 기틀을 복음의 진수 위에 세우느냐 못하느냐의 싸움입니다. 에바브로디도가 빌립보에서 저 멀리 로마에까지 간 이유도, 바울과 함께 보다 더 잘 싸우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전쟁은 장난이 아닙니다. 전쟁은 무서운 것입니다. 군인은 전쟁에 출정하기 전에 자기의 목숨을 먼저 내놓습니다. 전쟁에 나가면서 자기의 목숨이 안전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군인이 없습니다. 에바브로디도는 자신이 이 싸움을 싸우다가 큰 손해를 보고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에바브로디도는 바울을 돕는 일에 매진하다가 병이 나서 거의 죽을 뻔하였습니다. 그래도 에바브로디도는 후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습니다.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난 것입니까? 그는 자신이 누구와 싸우고 있으며, 자기의 싸움은 어떤 싸움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싸우고 있는 중이었고, 진리를 위하여 싸우고 있었습니다. 이 싸움이 어렵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손해를 보고 어려움을 만날 것 같다고 해서 모두 다 움츠러들고 항복하고 포기하면 교회와 복음의 일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우리나라에 왔던 초기 선교사들도 그런 위험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리스도와 복음을 위하여 싸우려고 이곳에 온 것입니다. 그들은 위대한 전사들입니다. 우리는 영적 싸움에서 고작 지기 위하여, 항복하는 초라한 군인으로 살기 위하여 구원 받은 것이 아닙니다. 전사로 살도록 부름을 받은 것입니다. 에바브로디도는 전사의 모범을 보여줍니다.
사도 바울은 에바브로디도 편으로 빌립보서를 보내면서, 에바브로디도와 같은 자들을 존귀히 여기라고 하였습니다(30절). 왜 이런 자들을 존귀히 여겨야 합니까? 왜냐하면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정말 존귀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형제이고,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교회에 꼭 필요한 일꾼들이고,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전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에바브로디도가 바울의 형제, 바울의 동역자, 바울의 전우로, 그리고 빌립보 교회의 일꾼으로 좋은 모범을 보여주었던 것처럼, 우리들도 이런 존귀한 자들로 살아가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