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절: 종말로 나의 형제들아 주 안에서 기뻐하라 너희에게 같은 말을 쓰는 것이 내게는 수고로움이 없고 너희에게는 안전하니라
< 말씀 요약 >
빌립보서는 “기쁨의 편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총 네 장으로 이루어진 이 편지에는, 매 장마다 “기뻐한다, 기뻐하리라, 기쁨, 기뻐하라”는 말들이 계속 등장합니다. 바울은 계속해서, “나는 기뻐한다. 나에게는 기쁨이 있다. 나는 이 기쁨으로 계속 기뻐할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도 이 기쁨을 알게 되고 이 기쁨으로 기뻐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빌 1:3-4, 1:18; 2:4, 2:17-18, 2:29; 3:1, 4:1, 4:10 참조). 바울은 복음을 인하여 죄수가 되어 멀리 로마에까지 와서 갇혀있던 중이었지만, 그 어떤 서신서에서보다 빌립보서에서 “기쁨”에 관하여 더 많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바울은 무엇이 그렇게 기쁘다는 것입니까?
주 안에서 기뻐하라
바울은 빌립보 교회 성도들에게 “주 안에서 기뻐하라”고 명령합니다. 기뻐하라는 것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권면이자 명령입니다. 이 명령은 억지로 기뻐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은 하나도 기쁘지 않은데, 맹목적으로 기뻐하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기뻐하는 흉내를 내라는 것도 아닙니다. 기쁜 척을 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세상 형편을 따라서 기뻐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이 땅에서 우리의 외적 형편만을 놓고 보면 기뻐할 것이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이 세상의 기쁨들은 완전하지 못하고 아주 상대적이며, 또 잘 깨어집니다. 우리의 현실만 놓고 보면 기뻐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의 현실은 이랬다저랬다 합니다. 우리의 외적 형편은 매우 고단하며, 이 세상에는 우리의 마음을 실망시키고 분노하게 만드는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바울이 말하는 기쁨은 세상의 형편에 피동되는 기쁨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은 “주 안에서” 기뻐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기쁨이 주 안에만 있음을 알려줍니다. 성도들은 “그리스도 때문에” 기뻐하는 자들입니다. 성도들의 기쁨은 신령한 기쁨이요, 주 안에서 구속함을 받은 사람들만이 알고 누릴 수 있는 기쁨입니다. 우리의 현실이 어떠하든지, 삶에서나 죽음에서나 빼앗기지 않는 기쁨입니다. 이 기쁨은 우리의 세상 형편이 괴로워질 때에 도리어 증폭됩니다. 이러한 참된 기쁨은 주 안에서만 가질 수 있는 기쁨입니다.
“주 안에서 기뻐하라”고 하신 것은 명령입니다.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함을 받았다고 해서 우리 모두가 자동적으로 충만한 기쁨을 누리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만일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자동적으로 이 기쁨을 누리고 살아간다면 사도 바울이 계속해서 이런 권면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사도 바울은 이 기쁨에 대해서 증거하면서 이 기쁨을 마음껏 누리면서 살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주 안에서 우리가 가지는 기쁨의 내용과 이유와 근거는 무엇입니까?
주 안에서의 기쁨의 내용과 이유와 근거들
우리가 주 안에서 기뻐할 수 있는 것은, 첫째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 나의 아버지, 나의 목자로 모시고 살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있습니다. 주 안에서 우리는 크고 거룩하신 창조주 하나님, 선하고 신실하신 하나님을 그리스도 때문에, 그리스도 안에서 나의 하나님과 나의 아버지로 모시고 살면서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와 보호와 통치 아래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으니 우리는 기뻐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 자신을 인한 기쁨이 성도들의 가장 큰 기쁨입니다. 하박국 선지자도 이 기쁨으로 이렇게 노래하였습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합 3:17-18).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을 인해 기뻐하는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느 8:10)고 하였습니다.
둘째로, 주 안에는 우리의 구원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기뻐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시는 구원을 인한 기쁨이 성도들의 기쁨입니다. 구원 받은 것이 기쁘지 않습니까? 우리가 받은 구원이 무엇인지, 그 구원의 고귀함과 소중함을 안다면 기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기쁨이 우리에게 없다면, 우리는 우리가 받은 구원이 무엇인지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한 것입니다. 아무리 고귀한 것이라고 그 고귀함을 아는 만큼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우리의 구원이 있고, 그 그리스도를 가졌는데 기쁘지 않습니까? 그리스도보다 무엇이 더 기쁩니까? 그리스도를 가장 사랑하고, 그리스도를 보배로 삼고 사는 사람들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성도들의 기쁨은 그리스도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랑으로부터 나오는 기쁨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 뭐가 기쁘냐고 말한다면 우리는 아직 그리스도를 알아야 할대로 알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를 인해 기쁘지 않고 하나님을 인해서 기쁘지 않은 것은 그리스도를 몰라서 그렇고 하나님을 잘 몰라서 그런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이 기쁘십니까? 신앙생활하는 것이 기쁘십니까? 이것이 신자의 기쁨입니다.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기쁨입니다. 이것이 참되고 영원한 기쁨입니다.
셋째로, 주 안에서 세워진 교회, 곧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가 된 교회를 인한 기쁨이 있습니다. 이 기쁨은 교회를 인한 기쁨입니다. 성도들은 그리스도가 전파되는 것을 인하여 기뻐하며(빌 1:17-18), 교회가 세워지게 되는 것을 인해서 기뻐하며(빌 2:17-18 참조), 이 땅 위에서 구원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는 것을 인해서 기뻐합니다. 성도들 가운데 역사하고 계신 하나님의 은혜를 인하여 기뻐합니다(빌 2:28-30).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가는 것을 보며 기뻐합니다. 교회가 세워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기뻐합니다. 가장 반가운 소식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땅 위에 교회가 든든히 세워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우리의 가족과 친구들이 회심하여 그리스도께로 나아왔다는 소식, 그들의 믿음이 굳세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 것이 우리의 기쁨입니다. 이러한 소식을 듣는 것은 우리의 큰 기쁨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기쁨으로 기뻐하고 있습니까?
넷째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위로를 인한 기쁨이 있습니다. 이 땅에 사는 동안에는 “우리 육체가 편치 못하고 사방으로 환난을 당하여 밖으로는 다툼이요 안으로는 두려움”(고후 7:5)을 계속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속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넘치는 위로가 있으며(고후 7:6), 성령의 권고하심이 있기에 우리는 기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시험을 당할 때에도 피할 길을 주시며, 우리의 곤고한 중에서도 아버지와 같은 손길로 그의 자녀된 성도들을 돌보시며 위로하십니다. 이러한 위로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에게만 주어집니다.
다섯째로, 그리스도 안에서 가지게 되는 확실한 소망을 인하여 우리는 기뻐합니다. 성도들은 아직 받지 못했고 들어가지 못했고 완전히 누리지는 못했지만 장차 들어가게 될 영광의 나라를 멀리에서 바라보는 기쁨이 있습니다(히 11:13 참조). 이것은 소망의 기쁨입니다. 우리의 소망은 확실한 소망이기 때문에 충분히 기뻐할 만한 근거가 됩니다. 부활과 영생과 천국의 소망은 결코 작은 소망이 아니라 큰 소망이며, 이 소망은 아주 확실한 소망이며, 영광스러운 소망입니다. 이 크고 확실하고 영광스러운 소망을 인하여 우리는 지속적으로 기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마음에는 기쁨이 있습니까? 그리스도를 알고,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원의 은혜와 혜택과 위로와 소망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기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어떤 현실로 인해서 이 기쁨을 잃어버리지는 않았습니까? 우리의 얼굴이 주 안에서의 기쁨을 누리고 사는 사람의 얼굴인지, 아니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에 눌려서 얼굴이 황폐하게 되어 있는 사람의 얼굴인지 살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기쁨의 빛이 없다면, 우리는 어디엔가 병이 들어있고, 무언가 잘못된 것입니다.
주 안에서 기뻐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기쁨의 이유와 근거들을 가지고 있는 자들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만나서 구원을 받고 교회의 지체가 된 것을 인한 기쁨을 누리고 살아갑시다. 주 안에서의 위로와 소망을 인해서, 이 기쁨을 충만히 누리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에게 이러한 기쁨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의 뼈에 새깁시다. 우리가 정신이 혼미하게 되고, 행여 꿈에서라도 우리에게 이러한 위대한 기쁨과 기쁨의 이유들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기억하며 이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