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서 3 장

2절: 개들을 삼가고 행악하는 자들을 삼가고 손할례당을 삼가라
3절: 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며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고 육체를 신뢰하지 아니하는 우리가 곧 할례당이라

< 말씀 요약 >

     삼가고, 삼가고, 또 삼가라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 성도들에게 권면하면서 세 번이나 “삼가라”고 권면하였습니다. 이것은 매우 간절하고 간곡한 권면이자 엄중한 명령입니다. 성경은 무언가를 강조할 때에 여러 번씩 반복하곤 합니다(사 6:3; 렘 22:29; 전 1:2 참조). 사도 바울은 빌립보 성도들에게 “개들을 삼가고 행악하는 자들을 삼가고 손할례당을 삼가라”(2절)고 하였습니다. 이는 같은 대상을 다르게 표현하고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은 교회 안팎의 거짓 교사들을 가리킵니다. 제프리 토마스 목사님은 “꿀단지에 파리가 꼬이고 양떼들 주변에 언제나 이리가 어슬렁거리는 것처럼, 복음적 교회 안팎에는 언제나 거짓 교사들이 꼬인다”고 했습니다. 거짓 선지자들과 거짓 교사들은 양의 옷을 입었지만 노략질하는 이리요(마 7:15), 어그러진 말을 하는 흉악한 이리입니다(행 20:29). 사도 바울은 이들을 가리켜 “개들”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 안팎에는 항상 이러한 이리들과 개들이 일어나게 될 것을 경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빌립보 교회 성도들이 삼가야 할 거짓 교사들은 당시에 가장 교회를 많이 위협했던 유대주의자들(Judaizers)이었습니다. 이들은 복음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과 함께 할례나, 음식 규례나, 제칠일 안식일이나, 절기와도 같은 구약의 규례들을 함께 지켜야 구원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체이신 그리스도가 계시지만, 그림자와 같은 구약의 규례들을 붙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거짓 교훈들은 그리스도인의 참된 기쁨을 다 빼앗아가버리기 때문에 교회는 매우 경계하며 삼가야 하는 것입니다.
     교회 안팎에는 바른 구원 도리를 왜곡하고 변질시키는 자들이 언제나 있게 마련입니다. 역사적으로 교회는 언제나 이런 거짓 선지자들, 흉악한 이리들의 공격을 받아왔고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노략질을 당해 왔습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에 편지하면서 이런 거짓 개들을 삼가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개들과 행악자들과 손할례당을 삼가라
     먼저 바울은 “개들을 삼가라”고 하였습니다. “개들”이라고 한 것은 매우 강한 말입니다. 본래 성경에서 ‘개’ 또는 ‘개들’은 복음의 원수들, 교회를 약화시키고 어지럽히는 그런 세력들을 가리켜서 ‘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시 22:20; 계 22:15 참조). 유대인들은 주로 이방인들을 비하하면서 ‘개’라고 불러왔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유대인들이 썼던 그 표현을 유대인들에게 돌려주고 있습니다. 사도적 복음을 가리는 자들, 복음의 원수 노릇하는 자들, 하나님의 교회를 어지럽히고, 구원 도리를 변질시키는 자들이 진짜로 “개들”이라는 것입니다. 누가 개들인지 확실히 하자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참된 평안과 기쁨을 훼손하는 자들이 진짜 개들입니다.
      또한 행악하는 자들을 삼가라고 하셨습니다(2절). 악한 일꾼, 못된 일꾼들을 삼가라는 말씀입니다. 교회 안의 잘못된 관습과 악행들을 삼가라는 것입니다. 잘못된 사상과 신학은 교회 안에 잘못된 관습들과 부도덕한 일들을 불러오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명을 따라 하지 않는 것, 믿음으로 하지 않는 것,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지 않는 것이 다 악행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못된 일꾼이 되기 쉽습니다. 우리는 이런 행악자들이 되지 않기 위하여 조심해야 하며, 교회는 이런 행악자들을 삼가야 합니다. 또한 손할례당을 삼가라고 하셨습니다(2절). 손할례당이라는 말은 ‘카타토메’라는 헬라어 단어로, 이 단어는 본래 “절단, 손상, 훼손(concision)” 등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그러므로 손(損)할례당이란 그냥 몸에 상처만 낸 사람들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몸에 생긴 흔적과 손상된 것만 내세우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참된 믿음은 없이 몸에 상처만 주는 할례, 몸에 손상만을 내세우는 할례당을 삼가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거짓 교사들은 예수님을 믿는 것만으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다고 가르치면서, 무엇보다 할례를 받아야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들을 가리켜서 “손 할례당”이라고 부르면서(2절), 이런 이들을 삼가라고 경계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성령으로 봉사하고, 그리스도만을 자랑하고, 육체를 신뢰하지 말라
     사도 바울은 빌립보 성도들에게 개들과 행악자들과 손할례당을 삼가라고 권면한 뒤에, 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고, 그리스도만을 자랑하고, 육체를 신뢰하지 말라고 권면했습니다. 성령으로 봉사하라는 것은, 성령의 인도함을 받아서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고 예배하는 자들이 되라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은혜와 힘으로,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의 지시를 따라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기는 자들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진정으로 믿는 사람의 표는 하나님을 바르게 예배하며 복음을 위하여 봉사하는 것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누구신지 바로 알고, 그리스도를 바로 알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바로 받는 자들만이, 바르게 예배하며 봉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라고 하셨습니다. 거짓 교사들은 자신들이 선민 야곱의 자손이라는 것, 할례를 받았다는 것, 율법을 받았다는 것 등과 같은 것들을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랑들은 다 허탄한 자랑들입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것들은 우리의 구원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구원하는 의는 그리스도의 의밖에 없으며 그리스도만 우리를 구원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우리는 그리스도만을 자랑하고, 그리스도의 의만을 자랑해야 합니다.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갈 6:14).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다른 것을 자랑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육체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쓸데없는 자랑, 허탄한 자랑들을 다 갖다 버리십시오. 우리는 나의 배경, 나의 지식, 나의 혈통, 나의 소유, 나의 직위, 나의 건강, 이런 것들을 신뢰하는 것은 유치한 것들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것들도 우리의 자랑거리들이 아닙니다. 우리가 세례 받은 것, 교회에 출석하는 것, 직분을 받은 것, 성경을 아는 지식, 이런 모든 것들도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은혜인 줄 알고 그리스도만 자랑해야 합니다.
      이런 그리스도인들이야말로 참 할례당입니다.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참된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의 의를 받아가진 모든 참된 그리스도인들이 참 할례당인 것입니다. 바울이 할례당이라고 말했을 때, 이것은 구약성경이 말했던 할례, 참된 할례를 의미하는 ‘페리토메’를 말한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야말로 참으로 언약 백성이요 참 이스라엘이라는 말입니다(갈 6:16). 이것은 페리토메입니다. 사도 바울은 다른 곳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저 표면적 유대인이 유대인이 아니요 표면적 육신의 할례가 할례가 아니라 오직 이면적 유대인이 유대인이며 할례는 마음에 할찌니 신령에 있고 의문에 있지 아니한 것이라 그 칭찬이 사람에게서가 아니요 다만 하나님에게서니라”(롬 2:28-29). 인간의 어떤 공로를 주장하지 않고, 전적 하나님의 은혜를 신뢰하며,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와 언약, 그 언약의 신실함을 의존하는 자들에게 주어진 표가 바로 할례입니다. 손할례당은 자신들이 할례를 받은 것을 내세우면서, 할례의 본질인 언약과 믿음에 대해서는 무지했습니다. 그들은 그리스도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하였고, 믿음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할례를 받지 않으면 구원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바울이 전한 복음을 반대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이들을 ‘개들과 손할례당’이라고 혹평하면서, 사도적 복음을 굳게 붙들고 성령으로 봉사하고 예수로만 자랑하고 육체를 신뢰하지 않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참 할례당이요 참 이스라엘인 것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교회 안에 잘못된 사상과 신학이 얼마나 많이 들어오는지 모릅니다. 바른 신학을 찾아보기 어렵고, 변질된 신학이 주인 행세를 하려고 합니다. 잘못된 관습들도 많이 들어옵니다. 허탄한 자랑을 가지고 들어와서 자랑하는 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이 모든 것을 잘 분별하고 삼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 잘못된 것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이 거기에 물들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또한 성령으로 봉사하고 예수만을 자랑하고 육체를 신뢰하지 않는 참 할례당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