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절: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사 그것을 다스리며 지키게 하시고

16절: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동산 각종 나무의 실과는 네가 임의로 먹되

17절: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하시니라

< 말씀 요약 >

     하나님과 언약 관계를 가진 언약 백성으로서 우리는 성경과 신학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언약들을 잘 알아야 합니다. 성경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언약들이 있습니다. 개혁 신학에서는 성경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언약들을 일반적으로 세 가지 언약, 곧 구속 언약, 행위 언약, 그리고 은혜 언약으로 말합니다.

     구속 언약은 인간과 구원 언약을 맺으신 것이 아니고, 영원 전에 성삼위 하나님(성부·성자·성령) 사이에 이루어진 구원 협약(pactum salutis)입니다. 영원 전(창세 전)에 하나님의 삼위 사이에 세워진 구원 협약(구속 언약)이 역사 속에서(구속사에서) 펼쳐질 때, 행위 언약과 은혜 언약을 통해 시행됩니다.

     행위 언약이란 무엇입니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7장 2항에서 행위 언약을 간략하게 말해 줍니다. “하나님께서 사람과 처음 맺은 언약은 행위 언약입니다. 이 언약에서는 완전하고(perfect) 전인적(personal, 개인적, 인격적, 전인적)인 순종을 조건으로 아담에게, 또한 아담 안에서 그의 후손에게 생명을 약속하셨습니다.” 이 행위 언약을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12문에서는 “생명의 언약”이라고 말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7장은 사람과 맺은 하나님의 언약에 관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형상대로 지으신 사람으로 더불어 언약 관계를 세우셨습니다. 창조주-피조물 관계에 더하여 언약 관계를 갖게 해 주신 것은 하나님 편에서 자발적으로 자신을 낮추어(voluntary condescension) 이 관계를 가질 수 있게 해 주신 것입니다(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7장 1항).

     첫 사람 아담으로 더불어 맺은 첫 언약(행위 언약)과, 아담의 실패를 회복시키는 두 번째 언약(은혜 언약)은 둘 다 하나님 편에서 자발적으로 자신을 낮추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언약의 하나님(여호와, 야훼)이시요, 우리는 하나님과 언약 관계를 가진 언약 백성입니다. 성경 전체에서 하나님은 그의 언약의 백성을 자신이 변함 없이 사랑하고 아낌 없이 선물을 주시는 신부로 비유하십니다. 하나님과 우리와의 언약 관계를 남편과 신분의 관계, 아버지와 입양된 아들의 관계, 지존하신 왕과 백성의 관계, 목자와 양의 관계 등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그분의 형상대로 창조해 주신 것과, 사람으로 더불어 언약을 맺어 언약 관계 안에 있게 하신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과 은혜 덕분입니다. 비록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이성적(인격적·영적) 피조물이라 할지라도 하나님과 피조물인 인간과의 차이가 심히 크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자신을 자발적으로 낮추시어 사람과 언약 관계를 맺으신 것입니다(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7장 1항). 그러므로 은혜 언약뿐만 아니라 행위 언약도 하나님의 사랑의 언약입니다. 행위 언약은 완전하고 전인적(全人的)인 순종을 조건으로 아담에게, 또한 아담 안에서 그의 후손에게 생명을 약속하신 것입니다(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7장 2항). 그러므로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20문과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12문에서는 ‘행위 언약’을 ‘생명의 언약’이라고 말합니다.

     신학자들 가운데는 행위 언약을 ‘창조 언약’(자연 언약)이라고 부릅니다. 창조 때 하나님은 그의 형상대로 지으신 아담과 하와에게 선악과를 따 먹지 말라는 명령만 아니라,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창 1:26-28)고 명령하셨습니다. 창세기 2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안식일 규례(창 2:1-3)와 혼인 규례(창 1:18-25)를 제정하시고, 에덴 동산을 다스리고 지키게 하셨으며(창 2:15), “동산 각종 나무의 실과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창 2:16-17)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아 하나님의 아들, 창조 세계의 청지기, 주권적으로 다스리시는 왕이신 하나님의 섭정왕으로 세움 받은 아담에게 행위 언약(창조 규례에 순종할 것과,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는 명령과, 순종의 결과는 생명이, 불순종의 결과는 사망이 약속된 것)을 맺으셨습니다.

     행위 언약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중요한 교훈(교리)을 잘 알아야 합니다. 창조주 하나님과 그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과의 관계에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 존재의 최고(제일 되는) 목적, 즉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것과,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를 즐거워하는 것은 언약의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언약을 바르게 알고 굳게 믿고 소망하는 가운데 하나님께 항상 감사하면서 순종하는 것입니다. 행위 언약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 영생이요(요 12:50), 불순종의 결과는 사망임을(롬 6:23) 밝히 보여 줍니다.

     행위 언약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선하게 지음 받은 인간이 어떻게 죄와 비참한 처지에 떨어지게 되었는가를 알게 해 줍니다. 행위 언약을 알지 못하고서는 아담 안에서 타락한 사람이 죄와 범죄의 결과로 비참한 처지에 떨어지게 된 것을 알 수 없습니다.

     ‘행위 언약’을 알지 못하고서는 ‘은혜 언약’, 곧 하나님이 약속하신 구속자(제2아담 또는 마지막 아담)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이 죄와 비참과 사망에서 구출되어 영생하는 구원의 자리에 이르게 하신 크고 놀라운 구속의 은혜를 알 수 없습니다. 행위 언약을 바르게 알고 인정하는 토대(기초) 위에서 은혜 언약을 바르게 알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행위 언약 교리는 우리가 둘째(또는 마지막) 아담이신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행위 언약과 은혜 언약은 인간 역사 안에서 하나님이 인간과 갖는 언약 관계를 지배하는 중요한 두 가지 언약입니다. 로마서 5:12-21과 고린도전서 15:20-23,42-49에서 아담과 그리스도를 구별된 두 언약의 대표와 머리로 말하고 있습니다. 아담 안에 있는 자들은 행위 언약 안에 있는 자들로서 죄와 사망의 지배(권세) 아래 있습니다. 그러나 둘째 아담이신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그리스도를 믿는 신자들)은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됩니다(요 3:16; 롬 5:14-21; 고전 15:22).

     모든 사람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두 아담(첫 아담과 둘째 또는 마지막 아담) 가운데 어느 하나에 연합되어 있으며, 어느 하나가 대표하는 언약 관계 속에 있습니다. 첫 아담 안에 있든지 둘째 아담이신 그리스도 안에 있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자들은 다 그리스도 밖에 있으며, 첫 아담 안에 있는 자들이요 죄(정죄)와 사망 아래 있는 자들입니다.

     둘째 아담이신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된 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성취하신 구속 언약과 은혜 언약 아래 있으며 죄 사함과 영원한 의(義)와 영원한 생명을 받은 자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