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절: 내가 아버지의 이름을 그들에게 알렸사오니 또 세상에 주신 아버지의 사람 중에서 아버지께 나를 아뢰어 그들에게 주셨고 아버지의 말씀을 저희에게 지켰나이다

7절: 지금 저희가 세상의 말만을 알고 내가 세상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그들에게 주었음을 아나니 이는 그들이 아버지로부터임이라

8절: 저희도 세상의 것이 아니요 내가 세상의 말만을 알고 또한 저희가 세상의 것을 아나니

9절: 내가 아버지를 위하여 저희를 위하여 비오나이다 내가 저희를 위하여 비옵는 것은 저희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고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자들이여 아버지의 것이니이다

10절: 내 것은 다 아버지의 것이요 아버지의 것은 내 것임이온데 내가 저희로 내 안에 있게 하여 나와 아버지가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니이다

< 말씀 요약 >

요한복음 17장에 기록된 예수님의 기도는 예수님께서 열한 제자들을 위하여 그리고 장차 제자들의 복음 증거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믿게 될, 지상의 모든 교회를 위하여 기도하신(요 17:20 참조) 대제사장의 기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위하여 본격적으로 무언가를 간구하시기 전에, 먼저 아버지께 제자들을 소개하듯 또는 자신의 사역을 결산하며 보고하듯 말씀하고 계십니다. 특별히 이 기도에서 예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묘사하시고, 우리를 어떻게 부르시는지를 살펴보면, 우리는 교회가 무엇인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자들인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 기도는 우리가 교회로서 어떤 존재라는 것을 잘 배울 수 있는, 너무나도 소중한 기도입니다.

교회는 아버지의 특별한 소유이자 그리스도의 것이다(6절)

이 기도는 “세상 중에서”(6절)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우리는 다 세상 중에 있었고 세상에 속해 있었으며, 죄 아래 있었고 죄의 종이었던 자들입니다. 우리는 본래 하나님의 백성들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다 흑암 중에 있었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거하였고, 하나님의 원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를 세상에서 부르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 중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세상 중에서 나온 우리는 아버지의 것이 되었습니다. “저희는 아버지의 것이었는데... 저희는 아버지의 것이로소이다”(6,9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아버지의 특별한 소유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에 의해서도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그러나 모든 신자는 창세 전부터 하나님의 미리 아심과(롬 8:29) 예정하심과 택하심을 따라 하나님의 특별한 소유로 구별된 자들입니다(엡 1:4-5; 벧전 2:9).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이름을 하나님의 책, 곧 생명책에 기록해 주셨습니다(계 17:8).

또한 교회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그리스도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도들을 “세상 중에서 내게 주신 사람들”(6절), 또는 “내게 주신 자들”(9절)이라고 부르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아들에게 주셔서 아들을 통해서 구속함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습니다(요 6:37,39). 그리하여 우리는 아버지의 것이면서 또한 아들의 것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살아서나 죽어서나 그리스도의 것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졌고, 흑암의 권세에서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운 자들이 되었습니다.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오셔서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나타내셨습니다(6절). 아버지의 “이름”이란 하나님에 관한 모든 진리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존재와 속성, 하나님의 작정과 목적, 하나님의 구원 계획, 하나님의 사역들에 관한 모든 진리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예수님처럼 아버지에 대해 분명하고도 강력하게 알려주신 분은 없습니다. 선지자도, 천사들도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에 대해서 완전하게 아시는 분입니다. 그는 영원한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그는 하나님이시며, 하늘에서 오신 분입니다(요 3:11,13; 요 6:46). 예수님은 영원에서부터 영광 가운데 아버지와 함께 계셨고, 아버지와 모든 것을 함께 하셨습니다.

또한 아들이신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말씀을 주셨습니다(8절). 예수님께서는 아버지로부터 말씀을 받아서 그들에게 전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에게는 언제나 하실 말씀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복음 진리의 말씀들을 많이 들려주셨습니다.

교회는 아버지의 말씀을 받아 믿고 지키는 자들이다(7-9절)

그리스도께서 자기 백성들에게 오셔서 아버지의 이름을 전해주었고 말씀을 전해주었을 때, 그들은 말씀을 받았고, 말씀을 지켰고, 그리스도를 알았고, 그리스도를 믿었습니다. “나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말씀들을 저희에게 주었사오며 저희는 이것을 받고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나온 줄을 참으로 아오며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줄도 믿었사옵나이다”(8절). 이것이 교회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지킨 자들이며(6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아는 자들이며(7절), 아버지의 말씀을 받은(듣고 받아들인) 자들이며, 그리스도가 누구신지를 참으로 아는(바르게 이해하며) 자들이며,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입니다(8절). 이것이 신자고 이것이 교회입니다.

제자들은 참으로 부족하고 부끄럽고 못난 것이 많이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아는 것도 부족했고 믿는 것도 부족했고 말씀을 지키는 것도 부족했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제자들을 위해서 아버지께 기도하실 때에, 제자들의 온갖 부족과 결점, 부끄럽고 못난 것을 제일 잘 아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에 대해서 악평하지 않으시고, 참 좋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우리의 대제사장으로서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주실 때, 우리에 대해 좋게 말씀해 주십니다.

무엇보다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주셨다는 사실이 감사합니다. 이때는 예수님께서 곧 십자가에 달려 죽임을 당하시게 되는 너무나도 엄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시간에 오롯이 예수님 자신만을 위해서 기도하신다고 하더라도 누가 예수님을 비난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예수님은 마치 “저희, 저희, 저희”밖에 모르는 분처럼, 끊임없이 우리를 위해서 기도하셨습니다. 6절부터 26절까지 “저희”라는 대명사를 36번이나 사용하셨습니다. 이 기도 전체에서 “저희”가 등장하지 않는 구절이 한 절도 없습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진정으로 기도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같은 가족이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다른 성도를 위해서 기도하는 일도 참으로 어렵습니다. 찰스 시므온(Charles Simeon) 목사님은 “목사로서 다섯 시간을 연구하고 설교하는 것이 30분 동안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보다 더 쉽다”고 하였는데, 참으로 그러합니다. 기도는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가장 힘드신 시간에 우리를 위해서 그 힘든 기도를 해주셨습니다. 땀방울이 핏방울처럼 쏟아지도록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셨습니다.

그리스도는 교회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신다(10절)

끝으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버지여, 내가 저희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았나이다!”(10절). 예수님은 지금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아버지, 보십시오. 아버지께서 제게 주신 이들, 그들이 드디어 제가 누구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말씀을 그들에게 주었는데, 그들이 이것을 받아들이고 믿고 있습니다. 보십시오. 그들은 이제 제가 아버지께로부터 온 아들이라는 것을 이제 믿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도 그들이 이제 믿습니다. 이들이 복음의 진리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구원을 받았고 저의 제자가 되었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교회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제가 저희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습니다. 아버지, 그리고 이제 제가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그리스도는 지상의 성도 곧 교회로 인해 영화롭게 되십니다. 지상에 구원 얻은 자가 한 사람이라도 생겨날 때, 그리스도께서는 그로 인해 영광을 받으십니다. 성도들은 예수님의 기쁨이고 예수님의 자랑이고 예수님의 영광입니다.

이것이 교회입니다. 우리는 세상 중에서 택하심을 받아 아버지의 것이 되었고 구속하심을 받아 그리스도의 것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이름과 말씀을 주셔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알고 그리스도가 누구신지 믿게 해주시고 말씀을 지킬 수 있는 자들이 되게 해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지금도 우리에 대하여 좋게 말씀해주시며,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 주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의 자랑이요 기쁨이요 면류관이요 영광으로 여겨주십니다.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우리를 주신 것과는 좀 다른 의미이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아버지의 소유된 사람들, 주님의 양들을 맡겨주셨습니다. 우리도 하나님께 이런 보고를 드릴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자들, 주님, 주님께서 내게 부탁하신 양들에게 제가 아버지의 이름과 주님의 복음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이 그리스도가 누구인지를 알고 믿습니다. 그들이 이제 말씀을 지킵니다. 그리하여 제가 이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제가 세상을 떠나게 되는 날이 가까워지는데, 아버지여 이들을 보존하여 주옵소서. 이들을 거룩하게 하옵소서. 이들을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 이런 기도자들이 되기를 원합니다.